2022. 1. 18.
타인의 행복에 대해 함께 행복해지는 것을 느낄 때, ‘아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알게 된다. 가끔 책 속에서도 읽는 부분이지만 마음이 야박해지는 순간이 있다. 행복의 양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아서 누군가 행복해지면 마치 나의 행복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끼고 마는 순간.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타인의 행복을 마냥 기뻐해 줄 수 없게 되는 조금은 찌질한 순간들이 있다.
내가 타인의 행복을 내 행복만큼 감사하게 느낀 순간들 중에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의 임신 소식이 있었다. 그녀는 아이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마음을 크게 내 앞에서 내색한 적도 없고, 나이가 있으니 아이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물은 적도 없다. 단지 그녀가 마음이 따뜻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운다면 참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늘 생각했다.
별 일 없이 흘러가던 일상을 지내던 어느 날, 그녀는 내게 메시지로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알렸다. 나는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정말 축하한다고, 너무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 답장을 했다. 그녀는 너무 기쁜 일이라서 얼른 알려주고 싶었다고, 사실은 아이를 기다리며 불안한 마음도 크고 마음앓이를 했었노라고, 축하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그녀의 행복이 내 마음에 닿아, 하루 종일 잔잔하게 일렁거렸고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기분 좋은 고민을 했다.
작고 낡은 집에서 크고 깨끗한 집으로 이사를 간 어떤 이의 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도 나는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으스대고 뽐내려는 마음이 아니라 내게 더 좋은 것을 보여주고 하나라도 더 꺼내 맛 보여주려는 집주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가 들고 간 화분을 여기에 놓을까 저기에 놓을까 같이 고민하면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를 함께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잔이 유난히 따뜻하고 향긋했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조금이라도 더 내 마음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 기쁜 일을 꼭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 연락이 자주 닿지 않는 사이라도 행운과 행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도하게 되는 사람.
그들의 행복이 나의 기쁨이라서 그들이 행복해질수록 내 마음이 더 행복으로 가득 차게 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아마도 사람들은 서로 관계를 맺고 감정을 나누며 살게 되는 건가 싶다. 관계 속에서 함께 느끼는 행복이 삶의 원동력이 되고, 서로에게 좋은 소식과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하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