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계속 변한단다

2022. 1. 21.

by midsunset


큰 아이가 하교 후에 이야기를 꺼냈다. 재밌게 함께 놀던 친구가 다른 친구와 놀아야 한다고 가 버려서 속상했단다. 다음 쉬는 시간에 자기에게 돌아와 준다고 했는데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아이들의 사회생활이 시작되고, 관계가 만들어지는 동안 나는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서 그 시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다독여주려고 많이 노력하곤 한다. 그때는 그것이 거의 전부였으니까, 또래 친구들과의 문제가 나를 울고 웃게 했던 기억들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나는 속상한 아이의 마음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있잖아, 사람의 마음은 계속 변한다?”


나의 말에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봤다.


“지금도 나중에도 변함없이 너를 좋아해 주고 함께 해 주는 건 우리 가족이야.”


“그럼 친구들은 모두 다 마음이 변해요?”


“변하지, 오늘은 단짝 친구처럼 너무 좋고 내일은 다른 친구가 그보다 더 좋을 수도 있고.”


“제가 예전에는 ㅇㅇ이와 제일 친했는데 지금은 달라진 것처럼요?”


“응, 그렇지. 그러다가 점점 아, 그래도 이 친구가 제일 좋구나, 하면서 서로 끈끈해지는 사이가 되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친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멀어지기도 하지.”


“음, 그런 것 같아요.”


“내일은 친구들을 좀 관찰해보는 게 어때? 그중에 재밌는 것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이야기도 해 보고. 만약 같이 안 논다고 하면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또 다른 재밌는 것을 찾아보자.”


“애들아, 나도 좀 같이 놀자! 이렇게요?”


“응, 그렇게. 너도 마음을 변화시켜서 마음껏 재밌는 친구와 놀아보자.”


“네. 그럴게요. 엄마도 그랬어요?”


“응, 엄마도 단짝 친구가 생겨서 좋았다가 그 친구가 다른 친구랑 놀아서 서운했는데 또 다른 좋은 친구가 생겨서 친해지고 그랬지. 그런 변화가 살아가는 동안 내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거야.”


“우와, 지금까지도요?”


“응, 그럼. 지금도. 그렇게 지내다가 마음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 할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데, 그건 약속을 해서 지키거나 누군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거야. 엄마랑 친한 ㅇㅇ이모 알지? 그 이모랑 엄마는 십 년이 넘게 서로 이야기를 자주 나누며 지내고 있잖아.”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는 것인지, 내가 잘 설명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내일은 다른 친구들이랑 놀아볼래요!”


“그래, 마음껏 자유롭게 놀아.”


아침에 아이를 등교시키면서, 아이가 같이 놀자고 말했을 때 거절당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보냈다. 혹은 거절당해도 금방 다른 즐거운 일을 찾기를 또 기도하며.


아이에게는 도 닦은 사람처럼 말했지만, 사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사람의 마음이 변한다는 것은 야속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때로 감당하기 버거운 일이다. 내 마음도 타인의 마음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언젠가는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면에서 그저 아이는 신입, 나는 경험이 많은 경력자라는 것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엄마, 오늘은 ㅇㅇ이랑 재밌게 놀았어요!”


하고 하교할 때 아이가 즐겁게 뛰어나와 내게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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