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무 피아노 플레이옐 이야기 (프롤로그)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작은 마을, 콜마르에서
나는 아주 오래된 나무 피아노를 마주했다.
플레이옐(Pleyel) 사의 그랜드 피아노.
전원 주택의 한 켠에 놓인 그 피아노 앞에 앉아
건반을 살짝 눌러보는 순간,
나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 피아노, 내 거야.
플레이옐은 쇼팽이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브랜드라고 한다.
그가 콘서트용으로 가장 즐겨 사용한 피아노도 플레이옐.
더이상 피아노를 생산하지 않는 브랜드지만,
아마도 세상에 남은 피아노들 중 가장 섬세하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그러했다.
미국의 스타인웨이,
스위스의 뵈젠도르퍼,
이탈리아의 파치올리,
독일의 벡슈타인,
그리고 일본의 야마하까지—
모든 피아노가 저마다의 위엄과 음색을 지니고 있었지만,
단 한 대,
그 기능과 가치를 넘어 내 눈 앞에 놓인 이 피아노는
마치 오래전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운명처럼 다가왔다.
피아노 뚜껑을 열자,
금빛 프레임 위로 조각처럼 박힌 ‘PARIS’라는 문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도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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