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그저 보러올 사람이 있거나 없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글에,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 단물을 들이키는 듯 했습니다. 보관처리했던 글을 풀고, 다시 아카이빙 하는 기념으로 용기내어 끌어올렸습니다.
2025 상반기
전시 2회, 연주 1회 (예정), 이사
후기: 헬파티, 하지만 추천. (단 아주 힘드니 고속노화를 주의합니다. 저는 코피 두번 쏟았어요)
-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걸어보면서 배운다
어떤 액자가 내 그림에 어울리는지, 벽과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 어떤 종이에 인쇄해야 적절한 질감이 나오는지... 걸어보기 전에는 몰랐던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문가인 친구들의 조언과 도움이 큰 힘이 되었고, 부족했던 점은 오히려 다음 작업의 기준이 되어주었다.
- 단체전의 힘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보다 누군가 더 잘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런 점에서 단체전은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함께 걸고, 다른 작가들의 작업을 보며 교류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페어처럼 100% 판매 목적이 아니었기에 더 진지하게 임할 수 있었다.
어쩌면 반쯤 등 떠밀리듯 시작한 일이었지만, 후회는 없다. 막상 뛰어들어보니, 나에게도 맞는 방식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음악 연주는 늘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전에, 내가 내 연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드레스부터 메이크업까지 자비로 준비해 작은 무대라도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콩쿠르도 결국은 연주 경험을 위한 자리로 생각하며 참여한다. 그 점에서 그림 역시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일이다.
작가 소위님의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에서 "아예"라는 부사를 두고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 한 단어가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는 사실에 용기를 많이 얻었다. 이 작업들이 아무런 증명도 해주지 못하는 무용한 일이거나, 이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예’ 하지 않는 것과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