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by 고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내 고막을 갖고 싶어 귀를 잘라가도

감미롭게 노래하는 내 목소리를 갖고 싶어 성대를 가져가도

심금을 울리는 글을 쓰는 내 손을 갖고 싶어 손을 잘라가도

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세상에 여전히 남아있다

저자를 떠돌며 몰래 남의 것을 훔쳐 분신이 되고 싶다 한들

모든 것이 나와 같아져도 분신은 본체일 수 없으니 너는 여전히 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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