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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OSONO Jul 28. 2023

어쩌다 유럽

이탈리아-피사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연관검색어처럼 떠오르는 피사의 사탑. 어렸을 적 학교에서 피사의 사탑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난다. 사탑이 기울어진 탑이라는 말인줄 모르고 왜 탑 이름을 사탑이라고 지었을까 궁금해했다. 당시에 나는 탑은 다보탑만 알고 있었으니까. leaning tower라는 영어명은 참 직관적인데 이탈리아 명칭은 말 그대로 Torre di Pisa-Tower of Pisa이다.


 이 곳은 세번 다녀왔는데 한번은 어머님 모시고 다녀오고 두번째는 아이들과 다시 밀라노로 나왔을 때, 세번째는 코로나 때문에 이탈리아 밖으로 못 나갔을 때이다.

 처음 방문했을때도 그렇고 두번째 때도 마찬가지로 탑이 있는 광장자체가 사람이 빼곡하게 있어 관광객에 눌려 대충 사진만 몇 장 찍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러니하게 그 세번째 방문 때 인터넷 예약에 성공해서 탑 내부와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볼 수 있었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들어가니 열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하고 그룹별로 입장할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수평계였다. 하지만 굳이 수평계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탑이 기울어진 것은 몸으로 느껴진다. 5.5도가 기울여져 있었는데 몇 년간의 노력으로 0.5도를 줄여 지금은 5도 기울어진 상태라고 한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는데 탑이 기울어져 있어 약간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7층 높이여서 높지는 않은데 탑이 뒤로 기울어진 지점을 지날때 머리가 핑 돌았다. 계단 가운데를 보니 맨들맨들하게 움푹 파여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르내였는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저런 종이 둘러져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피사의 사탑은 보통 이탈리아 대부분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두오모 옆의 종탑이라는 사실. 이곳에도 두오모 옆에 이 종탑이 있고 세례당이 한 세트처럼 광장 안에 있는 것이다.

 매번 이것에 올 때마다 기울어진 탑을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빴는데 이렇게 탑 안에 들어가 꼭대기까지 보고 내려오니 어려운 미션을 해결해낸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도 기울어진 탑이 멀쩡하게 지탱되고 있는게 흥미로웠는지 수평계도 한참 들여다 보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관광지를 다녀왔다는 증서처럼 사진만 찍어대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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