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 파티Amor Fati

by 도도히


독수리는 파리를 잡지 않는다.

코끼리는 개미를 이길 수 있는가.

회계사 공부를 한다고

두 해 동안 고시원에 살던 아이가

후줄근한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도 뭔가를 한다며

시간에 맞춰 출퇴근을 했다.

제 딴엔 분주했다.


누구보다 저가 더 힘든 줄을 알기에

무엇을 하느냐고 차마 물을 수가 없었다.

속내를 감추고 눈치만 보았다.

몇 달이 지나서야

웹 소설을 쓴다고 외계어 같은 말을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소설가는 아니었고

다른 건 다해도 사업가는 아니었는데

IMF로 파산한 남자는 사업을 한다하고

금쪽같은 아이는 웹 소설을 쓴다 한다.

웬만해야 토를 달지

너무나 황당하니 할 말이 없다.


누군가 죽도록 미워하면

딱 그를 닮은 꼴을 만나게 된다.

누굴 탓하랴 그것들을 부정한 내 탓이다.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기에게 맞는 길이 있다.

오늘도 그렇게 강물은 흘러간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인생은 새옹지마

놀라운 결실이 맺히기도 하는 법

참고 기다리며, 오늘을 즐긴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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