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솔가지에 불길 번지듯
하얗게 타오르는 벚꽃 상고대
늘어진 가지마다
숭얼숭얼 꽃불이 하늘을 가린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알록달록 인파가
또 다른 꽃밭이다
두터운 계절을 뚫고
꽃도 사람도 정신 줄을 놓는다
분홍 꽃가지마다
눈 먼 벌떼 잉잉거리고
상모의 헤드뱅잉
비잉빙 돌아간다
꽹과리 휘모리장단이
온몸을 파고든다
겨우내 감긴 시름이
둠칫 두둠칫 빗장을 풀고
햇살아래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꽃그늘 아래
노파의 주름살이
휘모리 장단에
화안히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