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볼 겨를 없이 촘촘한 일상
오랜만에 산행을 하네
모난 데 없이 부드러운 산자락
여인의 품처럼 아늑하고
잔설 녹아 흐르는 물 따라
타박타박 서나 서나 걸어가네
녹을 건 녹고 지울 건 지우며
초탈한 모습으로 춘흥을 속삭이네
따사로운 햇살에 봄 졸음 겨운 산경
웅크린 관절마다
기지개 켜며 툭툭 깨어나네
동동주 한 잔에 헤실바실
몸도 녹고 마음도 녹아
힘겨운 사람살이
물이 되고 길이 되어 흐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