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한겨레 출판, 2019)

by 도도히

임경선(1972)은 기자, 칼럼니스트, 소설가, 에세이스트다. 이 책은 신문과 라디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인생 상담을 한 적이 있는 작가의 에세이로,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어떻게에 답하다’는 문장을 필두로 하여,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 등 다섯가지 주제로 이루어졌다. ‘어떤 태도를 가질 때, 내가 가장 충만한가’라는 말로 끝맺는다.


1부 자발성

몰라서 못하는 일도 많으나, 아무리 많이 알아도 자발적인 행동이 없으면 말짱 허사다. 밥이 되든, 죽이 되든 일단 시작하고 볼일이요, 그 시작은 '규칙적이고, 꾸준히' 할 일이다.


가치관은 스스로 경험한 것들로 체득된다.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실제로는 행동이 생각을 예리하고 날카롭게 벼린다. 작가는 첫머리에 글쓰기에 대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감이 떠오르건 말건, 정해진 시간에 할당량을 채우는 글쓰기’를 언급하며, 규칙적인 작문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어서 작가의 사랑법에 대한 생각이다. ‘서로 사랑한다면 상대를 자유롭게 하라. 연인에 대해 너무 소상히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마라.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켜라.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의 상식과 기대치에 얽매이지 마라.


전혀 새로운 말은 아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스스로 되돌아보면서, 알고도 실천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점검하며 다짐하게 된다. 작가는 평소 독서를 할때, 중요한 문구들을 메모해 두었다가, 적절하게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는 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앎이 무의미하다. 더구나 해야할 일들을 잊고 산다면 삶이 무가치할 것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런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며 심기일전하여 실천의 동력으로 삼아야겠다.


2부 관대함

너그럽고 관대하라. 만약 네가 내 곁을 떠나간다 해도 인생은 계속된다. 우리는 그저 그렇게 한때 서로의 곁에 머물다 가는 것(I may not always love you. If you should ever leave me though life would still go on be live me.-비치 보이스의‘God only know’) 노랫말을 인용하며 연인이나, 가족 친지에게 관대할 것을 부드럽게 어필한다.


상대방을 좋아하면 마음 가는대로 표현하라. 상처받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묻지 마라. 사랑에 관한 유일한 태도는 ‘진실함과 관대함’이다. 사랑 앞에 무력해져도 괜찮다. 이런 구절들을 접하다보니, 지난 시절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진실함과 순수함으로 빛나던 사랑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꽃들의 안부를 묻고 별들의 안녕을 빈다.


3부 정직함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한다면,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 인간은 모두를 기쁘게 할 수는 없다.(파울로 코엘료(p.97)의 인용구는 어떤 구속에서 스스로를 자유케 한다. ‘미움 받을 용기’도 같은 맥락의 말이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것이며, 너무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자책하며 살 일도 아니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덫에 빠지거나, 곤경에 처하게 된다. 어떤 불행에 직면할 때면 누군가는 종교의 힘으로, 또 누군가는 가족의 사랑으로, 또 누구는 마약으로 고통을 잊기도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끄적이는 것으로 고통을 초월한다.


사람의 몸은 정직하고, 마음은 조작이 가능하다. 원한다고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당연하고 뻔한 말들인데 읽으면서 지난 날을 되돌아본다. 고개를 끄덕이며,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고 다짐한다.


4부 성실함

언제나 귀와 마음을 열어 두고, 서로에게 진실하라. 상대를 조종하거나, 불안하게 하지마라.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라.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라. 이런 마음 상태와 자세는 사람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를 대할 때도 갖춰야 하는 태도다. 나에게 하는 말이다. 특히 자녀들을 대할 때 명심할 일이다.


5부 공정함

자존감은 나 자신을 아는 것,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좋은 점을 극대화하라.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때, 타인의 결핍과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 나를 대할 때도 최소한 공정함을 가지라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하기는 말같이 쉬운 일이 아니다.


허지만 최소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남과 비교하는 대신, 어제의 나와 비교하는 지혜를 기억하리라.


객관성이 확보된 도덕성

‘삶의 태도’에 관한 생각은, 한두 시간이면 족히 읽히는 작고 얇은 책이다. 뻔한 이야기, 새로울 것은 없었으나, 나름 생각할 거리는 많았다. 술술, 죽죽 읽어가면서 다시 나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주변을 돌아보며, 사람과의 관계와 삶의 자세를 재점검하는 시간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책이 주는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모든 게 잘 돌아간다고 희희낙락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숨 지을 필요는 없다. 일상의 크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흔들림이 없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사회, 근거 없는 정보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상식과 교양, 객관성이 확보된 윤리의식은 필수다.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친 편견과 고정관념은 나에게도 너에게도 쥐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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