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by 도도히

My way,

I've lived a life that's full.

I've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Frank sinatra의 <MyWay> 중


사람의 길은 개개인의 손금만큼이나 다양하고 각양각색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가야할 길이 따로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그런 운명론에 빠지게 된다. 개인의 노력에 따라 살아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태어나면서부터 인생이 정해지는 것인 것만 같다. 따라서 매사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 그저 매일매일 충실하게 순간을 살아야한다.

그리고 가급적 매 순간을 긍정하면서 즐길 줄 알아야한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고 모든 것들은 제 자리로 돌아간다. 먼저 제 자신을 사랑하고 심신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가족을 챙길 수 있다. 그리고 이웃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뻗힐 수 있다. 나 자신이 약하고 건강하지 못하면 주변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리고 한 가정을 꾸리고 건사하며 살아가기란 자신의 희생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식들을 낳아 키우다보면 언제나 자신은 뒷전이다.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자식들을 키우고 먹고 살기 위해서 무조건 달리는 것이다. 경주마처럼 정해진 트랙을 달리고 또 달리고 쉴 새 없이 쳇바퀴 돌 듯 달린다.

한 때 승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러다 중간에 길을 바꿨다. 그때 생각한 것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이었다. 정상을 향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짓밟으며 기어 올라가 거대한 탑을 이루는 애벌레들의 군상. 그 때 애벌레의 무리에서 벗어나 나비가 되는 호랑나비를 생각하며 그 대열에서 슬며시 비켜섰다. 죽을 각오로 자기 껍질을 벗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서로 짓밟고 기어가기보다는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면, 정상은 물론 더 아름다운 꽃과 꿀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위하면서 선회했다. 그것이 나의 길이었다.


자기 모습을 벗어나 나비로 탄생하려면 뼈를 깎는 아픔과 절망의 고통을 극복해야 한다. 모두가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나설 때, 나비가 될 수 있다. 무엇을 쟁취하려는 길인지, 모두가 가는 길을 그저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에게 맞는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하였다. 복잡한 여건에 처할수록 가장 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로는 그것에 집중하여 총력을 기울였다.

애증의 날실과 씨실로 엮어진 삶의 골목들. 누구에게나 인생은 불공평하다. 그걸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이 늦고 장애가 많을지라도, 어차피 도착지는 개인마다 다르고, 삶의 무늬도 다르기에 비교할 수 없다. 각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태어날 때 어떤 조건과 DNA를 가졌는지가 문제일 뿐, 인생의 끝자락에서 무엇을 따지거나 원망할 수는 없다. 나는 그렇게 체념하며 내린 결론이 있다.

가장 절박한 순간, 믿고 있던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거절당한 일, 너무 힘들어서 죽을 것만 같았던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원망한다고 해결될 일은 없고,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고. 천천히 가면 된다. 한 길만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절망하거나 주저앉지 말고, 이미 일어난 일은 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더 이상 누구를 탓할 필요는 없다.


우리 집은 큰애가 결혼을 거부하고, 작은 애는 여전히 자립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주변 친구들은 벌써 손주가 몇이네, 어쩌네 회비를 내가며 자랑을 하라느니 하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나름의 선택을 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게 요즘 내가 겪고 있는 삶의 풍경이다. 그럼에도 나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많은 어려움을 겪고 나니, 어느 정도 면역이 생겼기 때문인지. 죽을 만큼 힘든 순간들도 건너왔는데 뭔들 참지 못하겠나는 마음의 여유를 느낀다.


인생은 때가 되면 꽃도 피고 열매도 맺을 것이다. 같은 종류의 꽃일지라도, 조건에 따라 개화 시기와 결실 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언젠가는 무엇이 됐든 열매를 맺지 않겠는가. 문제 삼지 말고, 순리대로 참고 기다리며 살아가자. 그것이 my way, 내가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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