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
퇴원 후 나는 엄마와 함께 절에 갔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차를 타고, 집 근처 절에 가서 절을 하셨다.
부처님 앞에 앉아 내 이름을 불러가며 건강을 빌었을 그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조용히 저려왔다.
절에서 스님을 만났다. 그는 내게 나을 방법이 한 가지 있다고 했다. 설마 또 굿은 아니겠지 싶었지만, 역시나 굿이었다.
굿을 한다고 해서 내 몸 상태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기에,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돌아오는 길에 몸에 좋다는 음식들을 한가득 챙겨 오셨다. 손에 쥔 봉투마다 걱정과 바람이 겹겹이 담겨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정성 앞에서 늘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컨디션이 나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먹지 못했다. 그때마다 고맙다는 말보다 짜증이 먼저 튀어나왔고, 뒤늦은 미안함이 밀려왔다.
매달 절에 가서 내 건강을 빌어주는 그 따뜻한 마음과 달리, 나는 왜 이렇게 아프고 짜증만 늘어가는 걸까. 혹시 나의 짜증이 결국 두 분의 마음을 다치게 한 건 아닐까 싶어 밤마다 스스로를 탓한다.
오늘은 몸에 좋다는 인삼을 달인 물을 한 아름 안고 오셨다. 투명한 병 속에 담긴 건 약이 아니라 기다림 같았다. 괜찮아지기를 바라는 시간,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그 물에 녹아 있다. 나는 그 병을 들고 한참을 서 있었다. 감사와 죄송함이 엉켜 쉽게 뚜껑을 열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다르게 마셔보려 한다. 완벽하게 낫지 않더라도, 짜증 대신 숨을 고르고, 미안함 대신 고마움을 먼저 꺼내보려 한다. 기도가 내 몸을 완전히 낫게 하진 못하더라도, 내 마음을 조금은 부드럽게 만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