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실습중
방학 동안 소방서, 병원을 돌아가며 실습을 한다. 소방서에서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실습을 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안전상의 문제로 24시간 근무를 하며 실습하는 게 사라졌지만 말이다.
내가 실습을 갔던 곳은 119 안전센터이다.
센터 입구에는 구급차, 펌프 차, 굴절사다리차, 특수차가 세워져 있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면 센터장님, 팀장님, 대원 선배님들이 맞아주신다. 인사를 하고 나서 안으로 들어갔다. 관내 지도가 붙여져 있고 계급별로 2개 조로 나누어서 2교대를 한다. 소방서에서 하는 일은 화재진압, 구조, 구급활동이 있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구급 대원 선배님들과 함께 구급출동을 나가며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며 환자 이송, 구급처치 등을 하고 대기시간에는 공부를 하면 된다고 하셨다. 아침 8시 30분에 차고지에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국민체조 시작, 하나 둘 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
국민체조 음악 소리에 맞추어 몸을 풀며 체조를 한다. 체조를 하는 이유는 매일 현장에 나갈 때 긴장되어 있는 근육을 풀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체조를 한다고 하셨다
10분간 국민체조가 끝나면 업무 인수인계를 하고 장비 점검의 시간을 갖는다.
소방관으로 장비 점검은 필수이다. 전쟁에 나가려면 총이 필요한 것처럼 소방관은 화재진압, 응급처치 장비를 확인하는 시간을 매일 수시로 갖는다.
“장비 점검 실시.”라는 복창과 함께 일제히 차고지 세워진 차량 점검, 장비 상태를 확인한다. 나는 구급 대원 선배님과 구급출동을 나갈 것이기에 구급 장비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구급차량에는 다양한 장비들이 있다. 척추 고정판, 경추 보호대, 제세동기, 기도 유지기, 약품, 수액, 주사 용품, 거즈, 들 것, 나를 보호해 주는 고글, 조끼, 랜턴, 헬멧 등을 확인한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남아있는 고정용 산소통의 용량을 확인하고 제대로 장비들이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구급출동 시에 신속하게 응급 처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산소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장비나 의료용품이 부족하면 당황하게 되고 환자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장비 점검은 필수이다.
장비 점검 중에 띠리리 벨 소리가 들렸다.
000구 급대 구급출동 위치는 000입니다.
방송이 나오자마자 구급 대원 선배님이 차량에 탑승하면 나와 친구는 동시에 구급차를 타고 출동한다.
소방서에서 처음 출동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설렌다.
현장에서 도착해 보니 주취자분이셨고 길거리를 걸어가다가 누워서 잠든 것을 발견해서 신고가 들어갔던 것이다. 주취자분의 상태를 확인하여 병원 이송 거부 확인서를 작성 한 뒤 경찰에게 인계 후 소방서로 귀 소한 다. 그 이후로도 출동 중 구급 취소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 비응급 환자 구급출동만 10건이 넘었다.
하루 종일 긴장하며 실습을 하고 보니 밤에는 피로가 몰려오고 눈이 자동으로 감겼다. 선배님께서 밤에는 쉴 수 있을 때 쉬어도 된다고 하셨고 대기실에서 잠깐 쉬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친구와 나는 잠이 들어버렸다.
새벽 3시에 구급출동 소리도 못 들은 채 잠들어 버렸던 나와 친구는 푹 잠을 자버렸다.
아침 6시 차량 청소하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구급 대원 선배님들은 실습생인 나와 친구를 깨우지 않은 채 출동을 다녀오셨다고 했다.
“많이 피곤했구나. 학생.”
“새벽에 구급출동은 쉽지 않지.”
“선배님, 죄송합니다.”
“괜찮아, 소방공무원이 되려면 정신력으로 새벽에도 구급을 뛰어야 하고 체력을 키워야 한단다.”
선배님께 죄송하고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긴장이 풀려 잠을 자버리다니.
앞으로는 절대 실수하지 말자라고 다짐하며 그날 이후부터 체력을 키우기 위한 달리기,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소방관이 되려면 밤에도 제대로 잘 수 없구나. 항상 휴식을 취할 때도 귀를 활짝 열고 휴식하기를.
잘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