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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천사맘 Apr 10. 2023

정확한 주소로 신고해 주세요

초보 소방관 시절 구급 출동이었다. 신고자가 119로 전화를 걸면 종합상황실에서 신고를 받아 119 안전센터로 지령을 내린다. 상황실에서 보내준 지령서를 보며 구급 출동하였다. 상황실에서 알려준 장소는 OO 2동 주민센터 앞이었고 신고자도 그 장소라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했는데 신고자도 환자도 보이지 않아 다시 전화를 걸었다.     



“구급 차량 도착했는데요. OO 2동 주민센터 앞으로 출동으로 왔는데요. 어디 신가요?”

 “거기 마랑 OO 1동 주민센터라고 말해 신디” (거기 말고 00 1동 주민센터야.)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가 도착한 곳이 ‘구급 현장이 아니라니….’

“죄송합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구급 현장으로 갈게요.” 다행히 신고자가 말한 위치는 가까웠고 응급 상황은 아니었다. 신고자에게 사과하고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하여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나는 그 이후부터는 출동 중 실수하지 않기 위해 “ 000로 주소가 맞나요?”라고 위치를 재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상황실에서도 1동인데 2동이라고 실수할 수도 있고 신고자가 사고 현장에서 흥분하여 잘못된 주소를 알려주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도로상에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건물도 없고 표지판도 없기에 난감할 때가 많다. 한라산 기준으로 제주시 인지 서귀포 방향을 말해주거나 고속도로인 경우는 이정좌표를 알려주면 현장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119 신고를 할 때 사건 현장이나 응급 상황을 목격하면 신고자가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필요한 것은 침착하게 위치를 알리는 것이다. 화재, 구조, 구급 등 어떠한 상황인지 먼저 설명하고 해당 위치를 알려주면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고 위치 주변의 도로명주소나 건물 이름 있다면 보이는 데로 이야기를 하거나 보기 쉬운 간판이나 가게 이름을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 환자 상태를 설명할 때 환자의 의식이 있는지, 숨은 쉬고 있는지, 어느 부위가 아픈지 말하면 되고 환자의 나이, 앓고 있는 질병, 먹고 있는 약을 말하면 된다. 환자 상태를 설명하기 어려우면 핸드폰의 영상통화 기능을 사용하여 현장 상황을 전달하면 된다. 청각장애인이나 외국인에게 유용한 전달 방법이다.     



소방관 초보 시절 지리를 잘 몰라서 퇴근 후 핸드폰 지도를 보고 아파트, 빌라, 대형 상가, 시장, 건물 등을 걸어 다니면서 지리 조사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관내 지리를 미리 파악해 두면 화재, 구급 출동 시 차가 막히는 퇴근 시간에 우회도로를 이용하여 현장에 일찍 도착할 수 있다. 지리 조사할 때 걸어 다니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차로 다니면 잘 기억에 남지 않았기에 걸으며 관내 지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다녀왔던 길과 건물들을 집에 돌아와서 종이에 그려보고 복기하면 오랜 기간 기억에 남았다. 도로공사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는지도 미리 파악해 두면 출동 시 지연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 소방관도 최선을 다할 테니 119 신고할 때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세요.    


 


다매체 활용 119 신고 방법을 알고 있나요?

문자를 통한 신고 방법인데요. 음성통화가 곤란한 상황이거나 전화 불통 지역에서 119 신고 방법으로 문자 보내듯 신고 내용을 입력하고 119로 전송하면 별도 절차 없이도 119 신고를 할 수가 있어요.

119 앱을 통해서도 신고를 할 수 있는데 119 신고를 앱스토어에서 검색하여 설치할 수 있으며 터치만으로 빠르게 신고하고 정확한 위치 추적도 가능하니 미리 앱을 설치해 놓으면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으니 편해요.

 출처 : 소방방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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