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거리는 구급차를 탄다. 구급차는 트럭을 개조하여 뒤 칸에는 환자를 이송하는 침대, 응급처치에 필요한 장비가 실려 있다. 트럭을 탈 때 승차감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승차감이 좋지 못하여 구급차 뒤 칸은 항상 덜컹거린다.
나는 뒤 칸에서 환자 상태를 검사하거나 응급처치한다. 교통 상황에 따라 갑자기 급정거하거나 운전원의 숙련도에 따라 구급차 흔들거림의 차이가 난다. 환자는 들것에 고정되어 있어서 심하게 흔들리지 않지만 내 몸은 안전띠를 계속 매고 앉아 있을 수가 없다. 환자 상태 파악을 위해 환자의 가슴, 머리, 다리 부위를 왔다 갔다 하며 처치해야 할 경우도 있고 심장마비 상태가 되면 구급차 안에서 안전띠를 매고 앉아 있을 수 없다. 환자의 가슴을 양손으로 압박해야 하기에 나의 손은 손잡이를 잡을 수 없다. 다리에 힘을 주어서 균형을 유지해 보지만 이마저도 바닥이 고르지 못하거나 급정거를 하면 나의 몸은 로켓처럼 발사되어 이리저리 구르며 벽과 바닥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소방관 선배님들은 오랜 시간 현장 경험이 쌓여서 한 손으로 천장의 손잡이를 잡고 몸을 잘 고정하여 압박한다고 하였다. 나는 초보 소방관이기에 몸을 고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넘어져도 환자를 처치하여야 하기에 아픈 통증을 참아가며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다시 압박하며 병원으로 간다. 병원에 환자를 인계하고 돌아서면 이마의 혹과 다리 멍은 세트 메뉴이다.
구급차를 타면 보호자도 동승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호자에게 안전띠를 착용하도록 한다. 불가피한 경우 제외하고 나 또한 안전띠를 맨다. 구급 차량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실제로도 구급 출동 중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도로에서 구급 차량과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혀서 현장에서 구급대원과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잦다. 소방관 순직 유형에서도 현장 활동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그다음이 화재 진압 중 붕괴사고이다. 나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장에서 구급차에 탑승하면 안전띠를 매야 하며 그 습관이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고 환자의 상태도 위급해지지 않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요즘 나오는 구급차는 승차감이 좋아져서 예전만큼 많이 덜컹거리지 않는다. 승차감도 좋아지고 안전띠를 맨 상태에서 응급처치할 수 있는 구급차가 개발되면 좋겠다. 또한 구급 출동 중에 안전을 위한 보호장비인 헬멧, 고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잊지 말자. 나의 안전이 곧 시민의 안전과 귀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