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깃든 장소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영혼이 깃든 공간을 바라보자면
시대를 초월하여 감정이 전해진다.
양지바른 곳에 앉아
예전 곳을 바라보며 글을 쓰고 있노라면
내가 그토록 바라던
예전의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언제든, 어느 때든
순수함과 맑음을 가진 사람은 존재했구나.
다만, 어쩐지 세상이
그런 이들은 빨리 데려가는 듯하여
안타깝고 섭섭할 뿐이다.
자신을 괴로워하며
우물 안 모습을 들여다볼 용기.
나에게는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외면하고 싶었고,
그래서 세상은 나에게 더 직면시켰다.
보기 싫었던 나의 민낯을.
하지만 어쩐지
내가 지켜야 할 아이들 앞에서는
그저 용기가 났다.
혼자 있을 때는 두려워서 숨던 내가,
누군가를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또 다른 나로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 맞다.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선한 모습이든, 악한 모습이든
인간 본연의 순수함과 맑음을
그대로 내보이는 데서 오는 치유였다.
따뜻한 햇살에 이파리가 익어가듯
내 마음도 오후의 진한 햇살처럼
너희에게 가 닿기를.
너희가 내게 주었던 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