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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Mar 18. 2022

Adobe의 재창조(Reinventing) (1)

1982년 John Warnock 박사와 Charles Geschke 박사는 Xerox PARC를 떠나 Adobe를 설립하였다. 이들의 목표는 컴퓨터 화면의 디지털 텍스트와 이미지를 쉽고 정확하게 인쇄물로 옮겨올 수 있는 컴퓨터 언어를 개발하고 이를 상업화하는 것이었다.
 
첫 상품으로 출시한 PostScript는 그래픽을 위한 페이지 기술 언어로서 레이저 프린터와 같은 출력장치 제조사(Apple Inc. 등)에 라이센싱되어 출시되었다(기업용 소프트웨어). 이를 적용한 Apple의 LaserWriter는 IBM이나 Xerox의 제품 대비 3~10배의 가격경쟁력을 선보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PostScript는 탁상출판산업의 표준언어가 되었다.
 
이후 Adobe는 IPO(기업공개)를 진행하였고 Adobe Illustrator, Photoshop, PageMaker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거나 인수함으로써 소비자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진출하였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은 (영구)라이선스 형태로 판매되었는데, 주요 소비자는 그래픽 또는 웹 디자이너, 영상전문가, 전문출판업자 등과 같은 창작자들이었다.

소비자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한 Adobe


1990년대 초반, Adobe는 Acrobat계열의 프로그램을 출시하여 사용자들이 PDF 형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입력 플랫폼을 활용하여 파일을 생성, 처리,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방식은 인터넷 정보 편집 공유의 표준이 되었으며, Adobe는 Microsoft의 뒤를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의 PC소프트웨어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웹사이트 개발 소프트웨어인 Dreamweaver와 애니메이션 생성 및 웹 페이지 내 상호작용지원 표준기술인 Flash로 널리 알려져 있던 경쟁 PC소프트웨어 회사인 Macromedia를 인수하였는데, Adobe는 이러한 인수 및 합병을 통해 사세를 꾸준히 확장시켰다.

합병 및 인수(M&A)로 사세를 확장시킨 Adobe


2008년 글로벌 경기 침체의 강력한 여파가 밀려오면서 Adobe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깨는 논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의 주력이었던 콘텐츠 창작 소프트웨어(Creative Software)사업이 잘 구축되어 있던 포지셔닝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 믿었던 기업용 소프트웨어 LiveCycle(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는 소프트웨어 상품, on-premise)에 대한 투자는 결과적으로 Adobe가 기대했던 성장 기회가 아니었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는 시점, CEO인 Narayen은 시장의 리더일지라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시야를 넓혀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기존의 데스크톱과 PC 시장 너머로 시야를 넓히면서 Adobe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던 기존 고객들을 타깃으로 신 사업을 전개하는 것. 이러한 새로운 비전을 구현하는 것은 Adobe에게 있어 커다란 도전이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Adobe의 고민


2009년 9월, 온라인 마케팅 및 웹 분석 업계의 리더였던 Omniture가 Adobe에 인수되었다. Omniture의 구성원들에겐 디지털 기술이 기업의 작업 흐름을 바꿀 것이고,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과 식견이 있었다. 


기존 작업 툴에 최적화 기능을 내장함으로써 통합적인 작업흐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었던 Adobe에게 있어 이들의 가세는 천군만마였다. 또 미래에 대한 Adobe의 비전과 일치하면서도, 회사 내ㆍ외부적으로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시점이기도 했기에 Omniture 인수는 Adobe에게 있어 여러모로 의미 있는 행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리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CEO Narayen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직에 충격을 줘야 DNA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믿고 있었고, 시장의 리더라고 할 지라도 단순히 기존 사업 전략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해서는 열망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Omniture를 자신의 직속 사업으로 추가(회사의 5번 째 사업부)하여 사업과 시장의 기회를 확실히 이해하고자 했다. 그는 Adobe와 Omniture의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각자의 강점이 다르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Adobe의 OMNITURE 합병 및 인수(M&A)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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