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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Apr 14. 2022

KBO리그 관객 수 774명에 대한 단상

고척 스카이돔


며칠 전 지인들과 함께하는 단톡방에 관련 이미지 한 컷과 함께 아래의 메세지가 올라왔습니다.


'오늘 고척 관객 수라는데 취식이 안돼서 사람들이 적은건지... ㄷㄷㄷ'


16,731명이 착석 가능한 경기장에 774명의 관객만이 방문한 다소 충격적인 광경. 바꿔 말하면 전체 좌석 수 중 무려 95.37%가 비어있는 을씨년스러운 현장.

COVID-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위의 장면은 KBO리그의 위기가 일각의 우려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입니다.


'고객들의 경기장 방문'은 B2C에서 B2B로 이어지는 프로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비즈니스의 '출발점'입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고객들은 메인 콘텐츠의 가치를 드높입니다. 그리고 각종 부가 콘텐츠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위와 같이 흥행하고 있는 메인&부가 콘텐츠에 흠뻑 매료된 B2B 관련 고객들(기업, 방송사 등)은 이를 활용한 연계 비즈니스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오늘날 세계 유수의 프로 구단들에게 부(富)를 안기는 주체는 바로 이들입니다.


*[참고 1]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수익 구조

-  B2B 84%(방송중계권 46%, 상업광고 38%)+B2C 16%(입장권 등)

*[참고 2] NFL 슈퍼볼 B2C, B2B 부문 별 매출

- 첨부 이미지 참조

NFL 슈퍼볼 분야 별 매출


이렇듯 구단의 수익에 절대적인 비중으로 기여하는 것은 B2B 비즈니스이나 이를 가능케 하는 근본 뿌리는 B2C 비즈니스, 특히 고객들의 경기장 방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맹과 각 구단들은 활성화 된 비즈니스로서의 프로스포츠 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고객들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입장권은 해당 경기일이 지나면 그 가치가 소멸되는 자산이기에 유효 기간 중 어떠한 형태로든 활용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따라서 이를 원활하게 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서라도 '입장 수익 분배 제도'는 시급히 폐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급효과와 파생가치를 감안하면 입장권 무료 비즈니스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 3]입장 수익 분배 제도

- 경기일 입장 수익을 홈팀(72%) : 원정팀(28%) 비율로 분배


오늘날의 KBO리그는 그야말로 구멍 난 독(그릇)과도 같은 모양새입니다. 찰랑찰랑 물이 넘치는 독을 만들기 위해 우선 구멍을 메우고 빠져나간 물 또한 새로 들이부어 채워야 하는데, 그저 80년대부터 이어져 온 관습대로 행하다 보니 이 둘 모두를 놓치고 있습니다.

20대의 80%가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다는 놀라운 조사 결과는 트렌드의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KBO리그의 지난 40여 년 간의 축적의 결과물입니다.


메인 콘텐츠만으로 승부를 보던 시대는 사실상 저물었습니다. 오늘날의 MZ세대들은 오프라인에서의 특색 있는 경험을 자신의 SNS을 통해 널리 알림으로써 자존감을 드높이고 싶어하는 주체들입니다. (메타버스 中 라이프로깅 개념). 이러한 이들에게 있어 현재의 야구장 환경은 그저 특징 없는 구 시대의 유물일 뿐입니다.

오프라인에서의 특색있는 경험을 선호하고 널리 전파하는 MZ세대


비고객의 고객화.


이를 위해 리그 내 구성원들은 기존의 통념을 과감히 깨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장을 야구 경기라는 메인 콘텐츠 만을 위한 공간이라고 한정 짓지 말고 야구 이외의 새로운 부가 콘텐츠를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러한 부가 콘텐츠를 구상함에 있어 장르를 가릴 필요는 없습니다.

지역민들의 유희를 위한 것이어도 좋고 지역사회의 현안을 담아내는 것이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사회의 구성원들이 기꺼이 경기장에 모일 '이유(Why)'를 발굴해내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과 방법 (What-How)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 전에 없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력적인 도전 과제 또한 줄을 잇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경험을 리그 내 구성원들이, 그리고 리그에 참여하길 희망하는 인재들이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도래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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