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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Dec 31. 2022

소수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

- 인천영종고등학교의 교육활동 대토론회 소회를 중심으로


인천영종고등학교의 2022학년도 교육활동 대토론회 모습이다.

12월 마지막 날, 전체 교직원이 학교 근처의 호텔에 모였다.


토론 과제를 담당부서에서 배부했다.

공유 안건 12건, 부서별 건의 4건, 논의 안건 5건 등 총 21건이다.


2022학년도에 진행된 주요 학사 일정 중, 개선이 필요하거나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안을 사전에 조사하여 취합했다.


사회자가 공유 안건을 차례대로 소개해 준다.

이어서 직접 업무를 담당했던 교사, 이견을 가진 분 등이 거침없이 의견을 개진한다.

  


이어진 부서별 건의사항 논의에서 우리 행정실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


참고로, 학기별로 학생들의 시험은 2회 운영된다. 

시험 보는 날은 학생들의 다음날 시험공부, 교원들의 감독 준비 등을 위하여 대체로 오전에 마친다.

그러므로 시험을 마친 대부분의 학생들은 바로 귀가하고, 교사들은 조퇴 등의 복무처리 후 일찍 퇴근한다.

이런 이유로 시험기간 중에는 급식을 하지 않는다.

  

이런 날, 즉 5일 이상 시험이 지속되어 급식을 먹지 않는 교원에게 급식비 면제를 해달라는 건의다.


지난 6월쯤 나도 생각했다.

'교직원이 학교에서 급식을 먹지 않으면, 당연히 급식비를 환불해 주어야 하는데, 왜 안될까?'


교육청이나 연수원 등 학교가 아닌 행정기관은 '급식비 환불규정'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 중심의 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그 필요성이 크지 않나 보다.


급식기본방향 등 이런저런 자료를 보다가 지나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자료에서 근거를 찾았다. 

2월에 열린 전년도 마지막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즉 안건 '학교급식운영계획안'에서 '급식비 징수 및 환불규정'을 언급하고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교직원이 연속 5일 이상 미급식일 때 환불한다'라고 되어 있다.


급식을 먹지 않을 경우, 언제까지 누가 신청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다.

자료를 살펴보고 나서, '교직원이 급식을 하지 않을 경우, 급식기준일 7일 전까지 신청한다' 등의 세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논의 과정에서 담당 부장교사의 설명 후에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급식비 환불 건은 저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본 바 있으며, 내년 2월에 있을 학교운영위원회의에서 적극 검토할 과제'라고 말씀드렸다.


'꿈길 걷기 대회'(매년 10월 중순경 1, 2학년 전교생이 영종지역 50km를 걷는 행사)와 관련 다양한 생각들이 교환되었다.

활발한 분위기와 함께, 아슬아슬한 발언이 이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학생들과 많은 교직원이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진행한 행사에 대해 특정 개인의 비판적인 의견이 마치 전체 의견처럼 비치는 경향은 자제되고, 때로는 정제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대접받고 학사 운영을 함께한다는 공동체적인 인식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소수의견도 무시되지 않고,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이런 의견들이 교차하면서도 교직원 간에 배려와 예의가 느껴지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지성인의 토론은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밖에도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었다.


두 시간 이상 진행된 대토론회를 마치면서 느낀 소회는 이렇다.


내년부터 '결대로 자람학교'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인천영종고등학교의 공동체 의식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보다 개선되고 향상된 교육활동을 제공하기 위한 교직원 간의 아름다운 토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열정이 느껴지는 선생님들에게서  더욱 발전하는 2023년 우리 학교를 기대하는 것도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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