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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Oct 09. 2023

맨발 걷기 3개월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맨발 걷기가 

3개월이 지났네요.


이번 한글날 연휴는

집과 인접한 박석공원에서

매일 두 시간 정도의 맨발 걷기를 실천했습니다.


주중은 근무하는 학교 운동장에서 

21시경부터 1시간 내외로

꾸준히 걸었습니다.


교육청의 운동장 개방 정책에 부응하며

지역 주민과 함께 걷는데

이용자들이 상당히 늘었고요.


아쉬운 점 하나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는데도 불구하고

반려견을 데려오는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저녁 늦게까지 홀로 남아 있다 보니

매번 안된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

행정실장의 역할 수행, 개인적으로 큰 고충입니다.


학생들의 교육활동 공간으로

청결유지가 반드시

필요한지라....


견주님들! 공감해 주시고 

적극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3개월을 넘기면서 

제가 느낀 맨발 걷기 효과, 

숙면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렸고요.


18시 이후 안 먹는 것과 병행 중이라

딱히 어느 효과인지는 

불분명한 부분도 있습니다. 


작년 대비 4~5kg 감량,

그에 따라

몸과 마음이 가볍습니다.


한 동안 두려움에 떨었던 현기증, 

한 시간 정도만 책상에 앉아 있어도

어지럼증이 있을 정도였는데, 


이런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네요.

오랫동안 책을 보고 글을 쓸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아침에 기상하면서 느끼는 쾌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물론, 저녁밥을 늦은 시간에 안 먹고

술과 담배도 안 하기 때문에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마사토가 주 성분이라

처음에는 발바닥이 조금은 불편했는데

지금은 전혀 불편하지 않고요.


집 근처 공원에서 걷는 숲길은

황토 길이 대부분인데

촉감이 너무 좋습니다.


울창한 숲 속의 커다란 나무 그늘 사이에서

음악을 듣거나 사색하며 걷는 기분은 

낭만 그 자체입니다.


숲 길을 걷는 날은 흙 길의 감미로움과

푸르른 기운을 받았다는 느낌으로 

훨씬 상쾌한 하루를 보냅니다.


개인적으로 

그간 익숙했던 산행 방식에 대한 

변화도 있네요.


지리산 무박종주, 설악산과 육구 종주, 

내장산과 백양산 환 종주 등에서 

무조건 당일치기 산행으로 끝내는 것.


백두대간 종주 등에서

다른 이들보다 더 빠르게, 더 멀리 다녀와야 직성이 풀렸던 

마라톤 산악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버렸습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한 이후부터

느리고 차분한 산행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물론, 나이도 있고,

이제는 체력도 자신이 없기에 

바람직한 변화라 생각합니다.


맨발 걷기를 통해

조금 더 겸손해지고 성장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맨발 걷기, 

적극 추천합니다.


하단 사진은 영종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으름이네요.

제 고향 순창에서의 어릴 적 추억이 떠오릅니다.

영종도에서 이런 기쁨을 누리다니....


기후 변화로 아랫 지방에서 열리던 열매가

이곳에서도 열리게 된 건지

원래 있었던 것인지 모르지만, 그저 반가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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