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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Nov 25. 2023

2023 마지막 봉사

2022년 사무관 승진과 함께 발령받은 인천 영종고등학교에서

첫해에는 행정 업무 이외 다른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금년부터는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참여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학교 내에서 더욱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개인적 소망을 실천하는 중이다.


첫 관심 분야는 사랑의 반찬 만들기였다.

작년까지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참여하는 활동이었다.


학기 초, 사업 계획 단계에서 교원을 교직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 제안이 채택되면서 근로자와 행정 직원도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금년에는 일반직으로는 나 홀로 참여했지만,

한 두 해가 더 지나면, 다른 직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며, 활동도 함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3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아홉 번째이며, 이번 해 마지막 봉사다.

큰 고민 없이 시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더욱 커져가는 느낌이다.


오늘은 영하의 날씨라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쉽지 않은 날이다.

운동을 하기도 부담스럽다.


집에서 뒹굴뒹굴 시간을 보냈다면, 소파와 텔레비전 앞을 벗어나지 못했을 하루다.

그러나 봉사가 예정된 휴일은 날씨와 무관하게 평일처럼 바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상쾌하다.

 

사랑의 반찬 만들기,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마음과 정성을 모아 반찬을 만들고, 배달을 가고, 음식을 나누어 먹기까지 한다.


나는 이러한 행위 자체가 만족스럽다.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누군가와 나누고, 더불어 살아감을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기분이 좋아지고, 자존감도 크게 올라간다.

 

가끔 생각해 보지만, 삶의 의미와 가치 창출이란 것은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매번 스스로 선택하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며,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만 가능함을 알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이지만, 횟수가 쌓이면서 의미 부여도 커지는 듯하다.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사업이고, 참여할 생각이다.


오늘 메뉴는 김장이다.


배달받으시는 어르신들이 이 김치를 맛나게 드시고

추운 겨울도 잘 이겨내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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