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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Jan 06. 2024

따가운 맨발 걷기

영하의 날씨지만

14시경 벧엘 교회 옆자락 도로에서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낙엽이 가득한 초입 길에서는 푹신한 촉감을 느끼며 여유를 즐긴다.


하늘고 근처를 지나면서

흙길이 계속되자

점차 발이 시려진다.


팔각정 쉼터가 있는 갈림길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까 생각하면서

잠시 주저했다.


정상으로 곧장 갈 것인지,

운북 방향으로 직진해서 북측을 우회하여 산정에 오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곳에 다다르면

늘 하는 생각이다.

아마도 다른 이들도 나와 같으리라.


곧장 오르면

경사가 심한 대신 거리가 조금 가깝다.


또한 소나무 숲이 매력적이고

봄 날에는 달래가 좋다.

 

직진해서 우회하면

완만한 숲 길을 약수터와 함께 즐길 수 있으나


오늘 같은 날은

응달 시간이 길어서 차가움이 매섭다.


오늘 내 선택은 직진이다.

역시 생각대로다.

금세 바람이 살갗을 파고든다.


불과 십여 분 사이에

발바닥이 짜릿짜릿하다.

이러다 동상 걸리면

어쩌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밀려든다.


그래서 약수터 쉼터에서 맨발 걷기를 스톱했다.

이미 1시간 이상 걸어온지라 아쉬움은 없다.


보온병의 따스한 물로 발바닥을 씻어내 양말과 신발을 장착하자

그토록 따가웠던 통증이 바로 사라졌다.


등산화를 신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단숨에

헬기장과 정상을 지나

연수원으로 하산한다.


소한의 추위에

맨발로 즐긴 휴일이다.


마음이 뿌듯하고

밤에 잠도 잘 올 것 같은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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