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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정 May 01. 2023

중간고사, 내 고딩 시절은....



이맘때 고등학교는 중간고사


내 고딩 시절은

내내 우울했다.


기계공고의 교육과정에

취미와 흥미가

전혀 없었다.


주당 14시간이던 실습,

기계제도 2시간에

군사학 2시간까지....


그런 전문 과정이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자격증 취득이 늦어졌고

단위수가 높은 교과목에서

수를 받지 못한 걸로 연결되어


내신 성적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기계과 118명 중 112등으로

최악이었다.


시골에서 공부 꾀나 한다며

자부심을 가졌던 소년은

좌절과 절망으로

무너져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소설과 시.... 그리고 종교에 푹 빠져들었던 것.


또 하나 다행인 것은

매일 밤마다

도서관에 함께 가자며

나를 끌고 밀고 다닌 친구가 있었던 것.


그렇게 2학년 1학기를 마감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5년의 군 전역 후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될

내신성적이 이대론 안된다고 걱정하며....


거의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향상하느라

정말 열심히 했다.


졸업할 무렵엔

9등급 중 5등급으로 마무리하였던 내 고딩생활이다.


예나 지금이나

시험 기간의 학교는

긴장이 맴도는 것 같다.


학생들은 모두 귀가,


선생님들은

각자 사무실에서

내일을 준비하느라.... 조용하다.


근로자의 날이기도 한

5월 1일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중간고사이다.


현재 우리 학생들은

알려나?


모를까?


이러한 날들이

모이고 모여

선택지가 된다는 것을.


어떤 이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되고....


또 어떤 이에게는

만회할 시간이 훨씬 더 필요하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을.


알든 모르든

학생에게는 어마 무시하게

소중한 날이다.


1980년대 중반

공고의 신입이었던 나는

몰랐다.


그러나

다시금

공고의 입학생이 된다면....


여전히

시와 소설 그리고 종교생활에 젖어들 것이다.


아깝기 그지없는

절반을 보낸 이후에는

또 절치부심할지라도.


공부를 그렇게 안 한

고딩 시절 추억을 가진 나는

행운아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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