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직 공무원(이하 일반직원이라 함)은 매년 1월과 7월 두 번의 정기 인사발령이 있다.
1일 자 기준이다 보니 보통 전월 마지막 주에 발표한다.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지난 23일에 인천시교육청의 인사발령이 공지되었다.
영종도에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도서 벽지라는 이유로 1년 6개월이면 인사발령 대상이 된다.
그래서 나와 함께 근무한 계장님도 이번에 인사발령 대상이다.
계장님은 자녀가 어리고, 통근 버스 노선에서 다소 먼 지역에 거주하여 자가용으로 출퇴근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경비가 상상 초월이다.
인천대교를 이용하는 경우, 영종 주민은 1,800원, 그 외 지역 거주민은 5,500원의 통행료를 부담한다.
외부인의 경우, 어쩌다 한 번 이용하면서 높은 통행료에 모두들 놀란다.
학교 출퇴근으로 매일 그 도로를 이용하니 계장님의 심적, 물적 부담이 상당히 높은 것은 당연하다.
도로 통행료에 유류 값을 더하면 한 달에 60만 원 이상이 지출된다.
그래서 6개월이라도 함께 더 근무하자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계장님은 전보희망서에서 제1순위로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초등학교를 적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본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팀장 등에게 의견을 전하면서 나름대로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1 희망지 초등학교는 아니어도 연수구 지역 일반고등학교로 발령받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계장님은 나에게 '인사발령 신경을 써 주어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이번 인사 발령이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나는 '1년 만에 헤어지게 되어 아쉽지만, 그나마 집 근처 학교로 출근하게 되어 잘 되었다'라고 축하해 주었다.
인천교육청의 경우, 동부교육지원청 소속 학교로 옮기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유는 세 가지인 것 같다.
첫 번째는 학교의 시설 여건이다.
남동구와 연수구 두 지역 모두 학교 시설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이다.
연수구는 90년대부터 개발되어 학교들도 그 시기에 지어졌기 때문에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다.
남동구는 80년대 이후 도심이 크게 확장되면서 학교들이 많이 생겨났다.
한편으로는 구월동이나 서창동, 논현동 등이 재개발 또는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지어진 학교는 다른 원도심에 비해 깨끗한 편이다.
두 번째는 두 지역 모두 교통, 의료, 쇼핑 등 생활여건이 좋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녀들과 함께 살아가기가 편리하다는 뜻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동구와 연수구에 거주지를 가진 일반직원이 많다.
주거지 근처의 학교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세 번째는 남동구와 연수구는 읍면이나 도서 지역이 없는 점도 일반직 입장에서 보면 큰 장점 중 하나이다.
강화교육지원청은 물론이고 남부나 서부 등은 읍면과 도서가 산재하고, 본청이 위치한 구월동에서 원거리 지역에 해당한다.
그런 이유로 일과 후 개인적인 사생활이 불편하고, 교육청 출장이나 회의 참석 등도 어려움이 크다.
이런 이유들로 동부교육지원청 소속 학교 근무를 희망하는 일반직원이 차고 넘친다.
어쩧든 계장님이 동부 관내 지역으로 발령받아 다행이다.
말 나온 김에 곧 헤어지게 된 계장님 자랑을 해본다.
그녀는 우선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
부장이나 교사들과 업무 상담이나 협의를 할 경우,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어투에서부터 보인다.
이런 이유로 인사 발령 한참 전부터 영종고에서 더 근무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을 여러 명으로부터 들었다.
또한, 상냥한 목소리와 함께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
학운위, 예산, 계약 등 주어진 업무를 빠짐없이 잘 챙겼다.
실무사, 시설관리원, BTL사무실 직원 등 여러 명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업무 환경에서 계장으로서 역할도 훌륭하게 해냈다.
함께 근무한 1년이 언제나 즐거웠고 행복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