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하늘은 파랗고 흰 구름은 떠다니고

by 블루윈드

흐리고 비가 오던 날씨가 오늘은 맑게 개었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흰 구름은 자유롭게 떠다니고 있습니다. 비가 와서 조금 무겁던 마음이 밝아지며 상쾌해집니다. 계절의 변화도 그렇지만 날씨도 다양하네요. 그에 따라 우리의 마음도 달라지고요. 비가 오면 얼른 개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떤 때는 비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날씨도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도 참으로 변덕스럽군요.


늘 푸른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바라보는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가득합니다. 뜬 구름. 누군가는 허무를 말할 때 그렇게 비유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오늘은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습이 신기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뭔가 포근한 느낌도 드는군요. 초록이 짙어지는 단풍나무 위에도 흰 구름이 가득합니다. 마치 날아오르려는 잎새 위로 구름이 내려앉으려는 듯합니다. 단풍나무의 그늘로 들어서 보니 붉은색의 단풍나무의 씨앗들이 마치 나비처럼 춤을 추네요. 산들바람에 신이 난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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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도 흰 구름 아래에서 한가롭게 햇살을 받고 있습니다. 산사나무의 하얀 꽃은 벌써 다 지고 이제 초록의 열매가 커가고 있군요. 붉은 꽃받침 흔적이 마치 꽃 같은데 씨방은 벌써 통통해지고 있네요. 무럭무럭 커가는 열매들에서 새삼 계절의 빠른 변화를 느껴봅니다. 그런데 지난가을의 저 붉은 열매는 언제까지 달려있을 생각일까요?


파란 하늘에는 흰 구름이 한가롭게 흘러가는데 묵묵하게 서있는 산에는 초록이 짙어집니다. 자연은 그저 편안하네요. 그런데 어디선가 아카시 향기가 가득 날아옵니다. 달콤한 오월의 향기를 맡으니 마음도 더욱 느긋해집니다. 파란 하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심호흡을 해봅니다. 오월은 참 멋진 계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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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하늘에서 솟아오르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니 초록길 언덕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어떤 시절이 떠오릅니다. 기억은 그렇게 뭉게구름처럼 하얗게 피어오르네요. 온기가 담긴 바람을 느끼며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 3악장을 들어봅니다. 기억의 깊은 곳에 있던 어떤 기쁨이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선율과 함께 솟아오르는 듯합니다. 마치 이 화사한 계절처럼요.


문득 폴 발레리의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가 생각납니다. 장편의 시의 의미를 다 알지도 못하고 시인의 마음도 잘 알 수 없지만 왠지 이 구절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우리는 바람을 맞으며 자신의 삶을 느껴보고 거기에서 어떤 힘을, 어떤 의지를 다짐하게 되는 것일까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흰 구름이 떠도는 파란 하늘도 느껴보며 힘을 내어 즐겁게 살아야 할 듯합니다. 흰 구름은 허무하지 않고 그저 아름답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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