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서 2023년까지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은 약 738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data.ai와 IDC 데이터 기준) 이는 게임 분야를 통틀어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콘솔 게임 지출은 430억 달러, PC/Mac 게임 지출은 4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며, 둘을 합하더라도 1080억 달러에 달하는 모바일 게임 지출엔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2010년대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최대 게임 시장으로 발돋움한 모바일은, 여전히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 리더가 되고 있다.
2018년에서 2023년까지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은 약 738억 달러에서 1,08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data.ai와 IDC 데이터 기준) 이는 게임 분야를 통틀어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콘솔 게임 지출은 430억 달러, PC/Mac 게임 지출은 40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되며, 둘을 합하더라도 1080억 달러에 달하는 모바일 게임 지출엔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2010년대 이후 급격히 성장하며 최대 게임 시장으로 발돋움한 모바일은, 여전히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 리더가 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방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인가? 중요한 포인트가 ‘여성’ 게이머 인구의 증가다. 실제 주요 게임 시장에서 남성 게이머 시장 성장이 정체된 반면, 여성 게이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게임 시장은 남성 유저 중심의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건 이제 옛날 얘기에 불과하다. 2021년 기준, 미국에서 인기를 끈 상위 1000개 모바일 게임을 분석한 결과, 여성 게이머의 비중은 2년 전 대비 37%에서 47%까지 급증했다. 성장률로는 50%에 이르며, 여성 게이머 시장이 이제 남성 게이머 시장만큼의 비중을 차지했음을 의미한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프랑스 같은 경우 여성 게이머가 52%로 남성 게이머보다 더 많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게임 시장인 중국의 경우, 여성 게이머의 비중은 전체 게이머의 45%에 달한다. 비교적 성역할에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아시아에서도 이미 전체 게이머의 37%가 여성이다.
아시아에서의 여성 게이머 성장은 특히 눈부신 수준으로, 구글과 니코 파트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11%의 괄목할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약 15%의 예상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시장 예상 성장률인 8%를 크게 압도했는데, 이는 사실상 정체 상태인 남성 게이머 시장을 대신해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는 수준이었다.
무엇이 여성을 게임으로 끌어들였는가? 미국 ESA의 2020년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미래에셋의 리포트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게임의 역사가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점이다. 게임이 대중문화로 입지가 높아지면서, 자연히 여성 유저의 유입을 촉발했으리란 분석이다. 닌텐도 사의 패밀리 컴퓨터(NES)가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지도 벌써 40년이 지났다. 게임을 유해한 문화로 취급하는 여론은 점차 잦아들고 있으며, 오히려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등 유명 게임 프랜차이즈가 역으로 영상화되며 평론가와 대중의 압도적 찬사를 받는 경우도 늘어났다. 아마존 프라임은 곧 뉴클리어 아포칼립스 게임 폴아웃(Fallout)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를 공개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다. 콘솔이나 PC는 특정 장소에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다. 이는 기존의 주요 시장 참여자들, 즉 저 연령층 및 남성 위주로 게임 시장이 유지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바일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에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계층, 즉 여성이나 고연령층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여기에 모바일이 시장 전체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점도 주효했다.
실제로 여성 유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임 플랫폼이 바로 모바일로, 무려 95%의 유저가 모바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매출상 점유율은 60%였다. (구글+니코 파트너스 리포트 기준) 모바일로 게임 시장에 진입한 여성 유저들이 콘솔, PC 등 보다 하드 한 시장으로 진입하는 사례도 적잖이 보인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2022년 대비 2023년 모바일 게임 시장 지출이 줄어드는 가운데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 p 상승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점유율 상승을 주도한 대표적인 시장으로 언급되고 있다. (data.ai+IDC, 2023년 게임 스포트라이트 리포트 기준.)
높은 수익률을 담보하는 ‘과금 유저’가 여성보다 남성 중에 더 많을 거라는 고정관념도 있다. 그러나 데이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오히려 여성이 게임 콘텐츠 과금에 더 많은 돈을 쓰는 경향을 보여준 것이다.
트레저데이터의 2019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게이머는 남성 게이머에 비해 게이밍 PC에는 돈을 덜 지출하는 반면, 게이밍 콘솔이나 다운로드 콘텐츠, 게이밍 액세서리 등에는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남성 게이머들은 게임 콘텐츠에 평균 335달러를 지출하지만, 여성 게이머들은 359달러를 지출한다.
모바일은 여성 게이머들이 돈을 쓰는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여성 게이머들의 게임 콘텐츠 지출의 약 60%가 모바일에서 일어났을 뿐 아니라, 성장세도 모바일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구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여성 게이머들의 게임 지출액 증가율은 코로나 기간 동안 콘솔과 PC에서 약 60% 이상을 기록했다. 이것도 매우 높은 수치이지만, 모바일 분야에서의 성장세에는 비하지 못한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이 증가율이 78%에 달했다.
보통 여성 게이머는 남성 게이머에 비해 라이트 유저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실제로 구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게이머의 절반 이상이 주당 8시간 이상을 게임에 소비하는 반면, 여성 게이머의 60% 이상이 주당 7시간 이하로 게임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게임 지속 시간 역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런 캐주얼한 플레이 패턴이 적은 과금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오히려 효율적인 매출 구조로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 게이머는 또 지속성과 충성도가 높다. 구글의 체인지 더 게임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38%만이 주 5회 이상 지속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했지만, 여성은 43%가 주 5회 이상 지속적으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했다고 한다. 게임 앱 설치를 유지하는 비율도 남성보다 42% 높게 나타났다. (Appnova 보고서)
이처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여성 게이머 시장이지만, 전체 게임 시장에서는 여전히 변방처럼 취급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23년 나코 파트너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게이머들의 절반 이상이 게임이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 불만족을 표시했다.
여성 게이머 시장이 양적으로 충분히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고객인 여성들을 위한 질적 성장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셈이다. 하지만 이건 반대로, 여성향 게임 시장이 그만큼 많은 발전의 여지를 두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