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자까) 안녕하세요, 저는 시나리오 라이터 자까입니다. 작가는 자까라고 불러야 귀여운 것 같아요(?)
고래밥) 인녕하세요! 저는 프로젝트 1팀에서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는 고래밥입니다. 과자 고래밥이 아니라 고래와 밥을 좋아합니다.
시나리오 라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고래밥) 단순히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일뿐만 아니라 세계관이나 캐릭터 빌딩, 콘셉트 설정, 그리고 시나리오를 작성한 후 연출 작업까지 진행합니다. 팀의 성향에 따라서 다른 직군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해요. 게임에서 스토리는 유저에게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주거든요. 그래서 유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연출과 콘텐츠 네이밍 등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도 하죠. 유저에게 전할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써요. 필요하다면 데이터를 직접 입력하기도 하고… 시나리오 작업 외 업무도 많이 하게 돼요.
無(무)에서 有(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글 쓰기나 상상하기를 좋아하셨나요 ?
자까) 어렸을 땐 그림 그리기를 더 좋아했는데요, 만화를 즐겨 보기 시작하면서 만약 저 캐릭터가 다른 행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다양한 상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2차 창작 소설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다양한 국내 동인 미연시 게임을 접하고…(웃음) 고등학생 땐 나중에 게임 시나리오를 써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정말 첫 직장부터 지금까지 게임 시나리오만 쓰고 있습니다.
고래밥) 말도 안 되게 좋아했죠. (웃음) 끊임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어요. 어렸을 때는 장난감 인형이나 종이 그림으로 인형극을 하는 것처럼 표현하며 놀았는데, 글을 써 보면 어떻겠냐고 추천받았어요. 그렇게 초등학생 때만 얇은 공책 10권가량을 채웠던 것 같아요.
드라마, 영화, 게임 등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는 곳이 많은데, 스토리타코를 선택했던 이유가 있으신가요?
자까) 저는 감사하게도 스토리타코에서 면접 제의가 왔었어요. 그때 어떤 회사인지 서치해 봤는데 제가 정말 재밌게 플레이 했던 ‘위험한 그놈들’의 제작사더라고요. 그 밖에도 미스틱 코드, 퀸즈 넘버 등 제가 관심 가졌던 게임을 제작한 곳이라는 걸 알고 바로 면접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스토리타코처럼 추리, SF, 아포칼립스 등 다양한 장르의 미연시 게임을 제작하는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처음부터 크게 호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고래밥) 스토리타코와는 입사 전부터 인연이 있었어요. 외주부터 시작해서 입사 제안도 받고... (웃음) 여기에서 일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결국 선택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보통 글을 쓰는 작업은 혼자만의 싸움인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여러 직군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가슴이 뛰더라고요. 그리고 여성향 게임 회사라는 점이 좋았어요. 그때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콘텐츠가 너무 적었거든요. 스토리타코에서 어떤 가능성과 기회를 본 것 같아요.
스토리게임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은 어떤가요?
고래밥) 즐겁지만 그만큼 굉장히 신중해져요. 작업하는 내내 유저가 어떤 걸 기대하며 찾아왔을지,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고 싶을지, 또는 캐릭터의 어떤 면을 보고 싶어 할지 많이 고민을 하거든요. 게임이 유저분들께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직업적 사명감을 강하게 느끼는 편이죠.
유저가 선택한 상황에 따라 흐름이 바뀐다니 정말 흥미로운데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궁금해요.
고래밥) 팀 회의를 통해서 핵심 소재와 방향성을 정합니다. 캐릭터와 세계관 설정, 스토리라인까지 정해지면 구체화와 보강을 통해 감칠맛을 내고, 본격적으로 시나리오를 써요. 각 편마다 상황의 흐름을 잡은 다음에 시나리오 대사를 작업하는데, 이때 유저가 개입하기에 적절한 지점을 찾아 선택지를 더하죠. 수정 작업도 과정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고요.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특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
자까) 아무래도 상업 시나리오라 쓰고 싶은 이야기만 쓸 수는 없기 때문에, 상업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유저들이 질리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는 시나리오란 어떤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소설을 쓰는 거라면 얼마든지 디테일하게 파고들 수 있지만, 이런 게 게임으로 구현했을 때 굉장히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더 많은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나리오는 정말 쉽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고래밥) 인터랙티브 요소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어요. 주인공은 유저가 이입하는 대상이기도 하고, 친밀감을 느끼는 대상이기도 해요. 그런 주인공이 상황이나 사건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간의 시너지도 신경 쓰는 편이에요.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잖아요?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시나리오 라이터라면 풍부한 상상력이 필수일 것 같은데, 두 분 MBTI가 어떻게 되세요 ?
자까) 저는 사실 MBTI에 큰 관심이 없어서(웃음) 마지막으로 검사했던 건 약 5년 전인데, 그땐 INTP가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최근에 다시 검사 했을 땐 ISFJ가 나오더라구요! S든 N이든, 크게 상관이 없다는 것이 저로 인해 증명이 된 것 같습니다!
고래밥) 저는 검사할 때마다 ENFP나 INFP로 나와요. E냐 I냐는 체력이나 컨디션에 따라 변하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나머지는 같아요. 특히 두번째가 극단적인 N인데, 그 덕분에 일상 생활에서도 쉽게 아이디어를 얻는 것 같아요. 필수까진 아니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공유해주세요!
자까) 이 일을 처음 시작하고 정말 힘들게 작업했던 프로젝트가 출시된 후에, 유저분들이 해당 게임을 중심으로 모여서 함께 ‘덕질’ 하시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요즘도 제가 담당한 게임이 출시되면 종종 서치를 하는데, 의도하고 넣은 장치를 유저들이 알아채서 감상을 남겨주실 때 큰 감동을 느낍니다.
스토리타코의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좋은 점을 이야기 해주세요.
자까) 자유도가 의외로 높다는 점? 왜 이렇게 전개 되어야 하고, 이 장면은 왜 들어가야만 하는지 다른 직군에게 설득할 수만 있다면 정해진 큰 뼈대 안에서는 제 마음대로 살을 붙일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사실 성공한 프로젝트가 있으면 얼마든지 자가복제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새로운 시도를 지켜봐 주시고 함께 논의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고래밥) 시야가 엄청나게 넓어져요. 입사하기 전까지는 게임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게임을 만들 때 어떤 사람들이 필요한지,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나도 몰랐어요. 그런데 다른 직군의 팀원과 가까이에서 회의하고 의견을 주고받으니까 세상이 점점 확장되더라고요. 다른 직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덕분에 이전보다 더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예를 들면, 어떤 장면을 표현하고 싶은데 이런 연출을 추가할 수 있는지... 혹은 이런 기능 구현이 가능한지? '게임 회사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발상이 다채로워지고 강화되는 느낌을 매일 느낍니다.
어떤 (시나리오 라이터) 동료가 합류하면 좋을 것 같나요 ?
자까) 문장을 심플하게 쓸 줄 아시는 분. 게임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짧고 쉬운 문장이기 때문에 어려운 말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그리고 진행 프로젝트와 비슷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소설 등을 자주 보시는 분이라면 더 좋겠죠? 대사만으로 캐릭터의 성격과 매력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니까요. 특정 키워드만 보고도 이 만화의 이 캐릭터와 비슷하겠구나!라고 집어낼 수 있을 만큼 평소에 다양한 타입의 캐릭터들을 접하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래밥)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거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신 분을 뵙고 싶어요. 트렌드는 한 장르에서만 흥하지 않고 넘나들어요. 클리셰뿐만 아닌 최신 유행까지도 꿰뚫어볼 수 있다면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에도 파격적인 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장르를 두루두루 좋아하는 분이셨으면 좋겠어요. 서브 컬처를 몸소 겪어보셨다면 더 환영하고요. (웃음) 필력은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덕질하면서 체득한 '감각'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분을 선호해요. 여러 직군의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즐기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주셨으면 해요.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경험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고래밥)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긍정적 피드백이 많은 변화를 일으키거든요. 실제로 게임이 더 풍부해지고요. '내 제안이 받아들여졌다는 뿌듯함'과 '의견을 반영해서 더 좋은 결과물이 됐을 때의 만족감'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자까)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피드백에 따라 내용을 아예 바꾼다거나 설정을 뒤틀어 버려야 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데, 개인 작업만 해보셨거나 ‘나만의 작품’에 애착이 크신 분들은 이 과정에서 정말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처음에 그랬거든요… 일단 개인의 작품이 아닌 팀과 회사의 협업 결과물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고요(웃음), 그 과정에서 한 번 틀을 깨고 나오면 위에 고래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프로젝트의 퀄리티도 좋아지고 본인 스스로도 성장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시나리오 라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자까) 저도 제가 정말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가 될 줄은 몰랐는데요(웃음). 그만큼 기회는 정말 모든 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캐릭터, 장면 등을 작성해서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주세요.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더 많아져서 이 게임 업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고래밥)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쓰세요. 언제 시도해도 늦지 않지만, 원한다면 지금 바로 도전하세요. 그런데 입사 지원 시에는 포트폴리오를 꼭 준비해 주셨으면 해요. 캐릭터 설정, 세계관도 중요하지만 특히 '대본'을 중심으로 신경 써 주시면 좋고요. 대화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쓸 수 있는지 어필하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꼭 꿈을 이룰 수 있길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