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의 전략적 동맹] 신세계&네이버 협업 분석 2편
대기업들의 이어지는 동맹선언, 과연 그들이 만들어갈 유니버스는?
21년, 반 쿠팡연맹을 위한 신세계-네이버의 동맹선언이 있었어요.
그들의 시너지는 어떻고, 이커머스 시장의 동향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저번 시리즈에서는 쿠팡을 잡기 위해 손 잡는 기업들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어서 2편에서는 네이버&신세계의 협업과 이커머스 시장 동향에 대해 알아볼게요. ✨
네이버와 이마트가 협업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장보기 서비스 결합이에요. 현재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는 8개의 업체가 입점해 있는데요. 브랜드 인지도와 상품 구성 측면이 아쉬움이 많아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었어요. 아무래도 네이버는 포털의 이미지가 강해 ‘장을 본다’는 인식이 아직까지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싶어요.
그렇기에 장보기 대표 플랫폼인 SSG와의 결합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어요. 워낙 쇼핑 플랫폼 간 고객 유치 경쟁강도가 심해 그동안 마케팅 비용도 만만치 않았었는데요. SSG는 네이버의 이용자를 끌어오고, 네이버는 기존의 장보기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 마디로 Win-Win인 셈이죠.
이번 협력으로 신세계 포인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통합 혜택도 논의 중이라고 해요. 신세계그룹과 네이버가 고객 확보를 위해 전개하는 멤버십은 약간 결이 달라요.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를 중점으로 할인 및 배송 측면에 혜택이 있는 반면,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 회원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둘의 멤버십 통합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시너지를 만들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한편, 네이버 쇼핑은 우수한 중소 셀러들의 제품을 신세계백화점, 스타필드,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명물이나 수공예 상품들을 발굴해 신세계그룹의 독자 브랜드 상품으로 성장시키는 등 중소 파트너사와의 동반 성장 모델을 구축할 거래요.
신세계가 다른 이커머스와 조금 다른 양상을 띄는 것은 럭셔리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점이에요. 신세계는 셀린느, 아르마니, 메종마르지엘라 등 해외 럭셔리 패션, 뷰티 브랜드를 수입해 유통하고 있지만, 여태까지는 SSG닷컴과 SI빌리지에 의존했어요. 앞으로는 네이버를 통해 명품 온라인 판로가 추가될 수 있을 수도 있겠네요.
신세계는 80% 자동화 공정의 국내 최초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NE.O를 만든 바가 있어요. 신세계그룹은 네이버가 가진 기술력을 빌려 고객들에게 더욱 진보한 리테일 테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래요. 네이버의 AI 기술력을 활용해 이마트, 스타벅스, 스타필드, 신세계 백화점 등 신세계 계열사에서 네이버 스마트 주문을 확대하거나 자율주행 카트 개발 등의 차별화된 리테일 테크 서비스를 구현할 거래요.
신세계도 지속적으로 배송부문에 투자하며 아끼고 있지 않지만, 아직까지 쿠팡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평가받아요. 신세계 그룹은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 물류 파트너사들과 연계해 전국 단위의 풀필먼트와 라스트 마일 서비스 확대에 힘을 쓸 예정이라고.
신세계 그룹만의 NE.O 3곳,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전국 7,000여 개의 오프라인 거점에 더해 네이버의 다양한 물류 파트너사들의 협력을 통해 당일배송, 새벽배송, 주문 후 2~3시간 내 도착하는 즉시배송 등 최적의 배송 서비스 구현을 논의 중이거든요.
네이버와 신세계의 이번 협력이 중국의 알리바바와 많이 닮아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알리바바도 물류업체와 유통업체가 전략적으로 협력해 온,오프라인 시장을 장악하고, 슈퍼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거든요.
네이버와 신세계의 첫 번째 협력은 바로 지역명물 챌린지예요.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로 일명 ‘맛집’이라고 불리우는 곳을 브랜드화하는 것이죠. 2,000여 개에 이르는 지역의 명물을 심사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발, 이마트의 PB브랜드인 피코크에서 새로운 ‘인생맛집’ 브랜드로 출시하는 방식이에요.
코로나 19 장기화 사태로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밀키트 및 간편식품을 판매하는 피코크는 지난해만 해도 매출이 3,000억이었음을 생각하면, 네이버에서 검증된 전국 맛집의 대표 메뉴를 추가하는 게 새로운 시너지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반 쿠팡연대 1년째, 아직까지 가장 기대를 모았던 멤버십 통합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때문에 일각에서는 협력의 효과가 미미하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이렇듯 미적지근한 사업적 협력의 이유로 신세계그룹이 지마켓코리아를 인수하며, 네이버 커머스부문과 경쟁관계에 놓였다는 점을 꼽고 있고요.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협력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통합멤버십을 더욱 확장해 오픈 에코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으로 연계 가능성이 배제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어요.
➰ SSG닷컴-G마켓 통합 멤버십 출범
2022년 5월, SSG닷컴과 지마켓 글로벌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가 공개됐는데요. 신세계그룹이 강조한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의 첫 단추인만큼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명의 회원을 유치했어요. 하지만, 원래 네이버와 하기로 했던 멤버십 통합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아 호기롭게 시작한 네이버와의 협정이 껍데기 뿐이 아니냐는 평을 받고 있어요.
이제는 이커머스 기업들을 물류 기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빠른배송 서비스가 당연시되고 있는데요. 이번 네이버의 도착 보장 서비스도 ‘연합’을 기반으로 도입한 풀필먼트 서비스의 시작이에요.
풀필먼트 서비스는 자사 사이트 내 판매자들에게 상품의 입고, 재고 관리, 배송 등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해요. (지난 에이블리 기업분석 게시글에서 소개했더랬죠.)
쿠팡은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짓는다고 어마어마한 투자를 했어요. 쿠팡은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센터 반경 15분 거리에 살도록 만드는게 목표인데요. 21년 말,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만 112만 평에 달하는 정도라고. 물론 이렇게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해 그동안 6조 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를 감수해야 했어요.
이에 반해 네이버는 ‘연합’ 전략을 활용해 큰 투자 없이 풀필먼트 서비스(NFA : Naver Fulfillment Alliance)를 전개할 수 있었는데요. 물류 분야에서 뛰어난 사업체(ex. CJ대한통운)들과 협업하여 따로 자체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거에요.
이렇게 들으면 후자인 네이버가 더 똑똑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두 방식 다 장단점이 명확해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결론짓기는 어려워요.
쿠팡의 방식은 모든 것을 직접 총괄할 수 있어 사업 효율성이 높고, 리스크 관리에 유리해요. 하지만, 많은 투자가 필요다는 단점이 있죠. 이와 다르게 네이버는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각사가 잘하는 사업만 강화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파트너사에 문제가 생기면 배송 서비스가 원활하게 지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요. CJ대한통운에서 또 대형 파업 사태가 발생하면, 네이버는 제대로 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는거죠.
이커머스 기업들은 ‘록인 전략’으로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할인, 적립 위주의 일반적인 혜택은 물론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2018년 쿠팡이 ‘로켓와우’ 유료 멤버십을 시작하며 롯데온(롯데오너스), 네이버(네이버 멤버십 플러스), SSG닷컴(스마일클럽) 등도 각각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쿠팡은 와우 회원에게 무료배송, 로켓배송, 반품 혜택 외에도 쿠팡플레이(OTT) 시청 혜택을 주고 있어요. 네이버도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에게 바이브 음악, 티빙, 스포티비, 시리즈온 등, 매달 하나의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요. 각각 유료 멤버십 회원에게 새로운 혜택을 주기 위해 갖은 투자를 하고 있는 거에요.
➰ 왜 유료회원에 진심일까?
유료 멤버십은 록인(Lock-in) 전략의 일환인데요. 가격이 비슷하면 보통은 멤버십에 가입되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주문하기 때문에 고객을 서비스에 오래도록 묶어둘 수 있어요. 그리고 이는 곧 기업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요. 실제로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멤버십 가입 전에 비해 결제액이 무려 135% 늘었대요. 여기에 더해 멤버십 가입비 자체도 수익인데요. 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4,990원으로 인상할 때, 이를 통해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대요. 어마어마한 수익이죠?
네이버는 신세계와, 쿠팡은 해외자본과, 11번가는 아마존과. 각각 서로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았는데요. 이 때문에 미래 쇼핑의 그림이 달라질 거라고 보고 있어요.
‘쿠팡 견제’라는 공통 목적을 가진 네이버와 신세계가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제대로 보여줄 것이냐가 큰 관건인데요. 네이버는 이커머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싶고, 신세계는 신선식품 배송에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다져 쿠팡이 넘보지 못하도록 하고자하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세차게 달리기만 하면 시장을 뒤집어놓을 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아직 둘의 시너지가 생각보다 시들한 것처럼 보이지만요.)
쿠팡은 IPO로 조달한 5조 원을 배송, 물류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밝혔어요. 이미 국내 도시 30개에 17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으로 조달한 금액 모두 100만 평 가까이 물류 센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죠.
이러한 계획으로 전국을 로켓배송 권역으로 만들겠다는 쿠팡의 포부를 엿볼 수 있어요. 그 많은 돈을 투자해 쿠팡이 얻는 이익이 뭐가 있냐고요? 바로 록인(Lock-in)효과죠. 결과적으로 쿠팡이 노리는 것은 단 한 마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지?’
참고로 이커머스 시장은 Big 3라고 불리는 네이버, 신세계그룹, 쿠팡이 꽉 잡고 있는데요. 각각 1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아직까지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업체는 없는 상태에요. 사실 이커머스 플랫폼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30%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야 하는데요. 그래서 그동안 세 기업은 외형 확대를 위해 출혈경쟁을 이어왔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창출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형국인데요. 지금처럼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는 수익성 창출에 좀 더 집중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나봐요.
지금처럼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시점에는 계속되는 출혈경쟁이 부담스럽기 마련이에요.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며 자금시장까지 경색된 현 상황에서 ‘계획된 적자’를 필두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거든요.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는 지금 수익성 강화를 위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있어요.
롯데쇼핑과 BGF리테일, GS리테일은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새벽 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SSG닷컴도 내년부터 수도권 중심으로만 새벽배송을 운영하기로 하고, 새벽배송이 아이덴티티인 컬리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뷰티 전문 플랫폼을 론칭했어요.
그동안 협력과 공격적인 투자로 외형확대에 집중한만큼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은 흑자전환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긴 해요. (물론 티몬과 쿠팡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요.) 물류 투자는 곧 경쟁력이지만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단기간 흑자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고요. 수익성 강화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이커머스 기업들, 시장 침체를 극복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낼까요?
이번 시간에는 네이버&신세계의 협업, 이커머스 시장 동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네이버와 신세계는 반 쿠팡연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까요?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쏟아질 지 기대돼요.
이번 소식이 재미있으셨길 바라면서, 다음에도 재미있는 기업 이야기 가져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