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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中心

by 허니

보따리 메고 다니는 장사치가 아니다

불을 밝히고

지정된 매장에 서 있으면 된다

거기 줄을 서시오

하늘에서 준엄한 명령이 떨어진 듯

사람들은 모두가 질서가 있다


지폐 한 장

동 전 몇 개를 쥐고는

잔뜩 기대를 한 모습이다


먼저 건네야만

받을 수 있는

상거래(商去來)의 기본을 배운다

계산은 확실하다

받을 것은 받고 줄 것은 준다

주는 만큼 내어 주는 셈법은

따스하지 않고 차다


까만 어둠이 있는 시간이나

뜨거운 태양아래에서도

거래를 한다


공원 한 귀퉁이에 서서

그 한 자리에서

24시간 내내

수없는 날씨의 바뀜이 있어도

쉼이 없고

변함이 없다


길게 서 있는 나무들과 함께

바람의 세기로 계절을 가늠해 보기도 하고

지나는 사람들의 언어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갈증이 있는 사람

따스함이 필요한 사람을 모아 놓고

사계절 내내 치료를 한다

참 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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