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차장의 카드

中年 中心

by 허니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일본어를 부전공으로 공부했던 변 차장은 회사 업무에 눈 코 뜰새 없을 만큼 바빴으나 꼭 MBA 과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외국에서 MBA 과정을 공부하고 돌아오면 지금 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물론 자신의 커리어 패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어느 날, ‘해외법인 직원 공모’라는 회사 메일을 확인하고는 회사 내 공개 시험에 응시하기로 했다. 왜 그랬을까? 그에게는 자신만의 히든카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변 차장은 경영학보다는 일본어 실력이 더 뛰어났다. 대학 시절에는 일본어로 전공을 바꾸어 공부하면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교수님의 조언을 받을 정도로 일본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1년간 일본 연수기간 내내 친구들조차 그를 ‘일본인’이라 불렀을 정도로 실제 그의 일본어 실력은 탁월했다. 이후 일본 친구들과의 다양한 교류는 물론이거니와 회사에 들어와서는 일본과의 작은 규모의 행사에서도 통역은 늘 그의 차지였다. 또 그 당시 사귀었던 많은 일본인 친구들이 지금은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그에게는 큰 자산이다.


최고 등급의 일본어 능력 시험 통과, 대학시절 통역·번역 동아리에서의 활발한 활동, 무엇보다도 일본어와 일본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변 차장은 며칠 고민하다 결단을 했다. 멀리 있는 MBA보다는 자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는 ‘해외법인 직원 공모’에 응모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이처럼 변 차장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선택했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거나 혹은 역량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조직에서 어떤 특정한 분야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대우받는다는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만큼 역량이 있는 사람은 ‘힘’이 있다.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조직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도 선택권이 주어진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변 차장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해외법인 직원 공모’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자신만의 역량, 즉 ‘잘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 자기 동기부여인 셈이다. ‘잘하는 것’을 할 때 보다 능률적이고 생산성이 제고되는 것 또한 없을 것이다.


자기 동기부여는 변화라는 큰 범주 안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전략적인 문제다. 이러한 점에서 목표나 방향 등의 사전적 의미를 다시 한번 음미할 필요가 있겠다. ‘방향’이라 함은 사전적 의미 그대로 ‘향하는 쪽, 생각이 향하는 곳’, ‘의향’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의향’이라 함은 곧 목표, 자신이 추구하는, 지향하는 바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때의 ‘목표’란 개인의 행동이 그 방향으로 진행되는 그 마지막 결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자기 동기부여는 자신이 수립한 목표나 방향성에 대한 접근 방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자기 동기부여의 기회를 갖는다는 건 쉽지 않으며, 더구나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변 차장처럼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과연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있는 것인가? 리더십 분야의 대가인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에 의하면 자신의 역량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려면 “어떤 특정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이 맨 처음에 나타낸 무의식적인 반응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라”라고 조언한다. 이때 인간의 무의식적인 반응은 자신의 숨겨진 강점, 즉 ‘잘하는 것’이 노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울러 학습에 대한 속도를 측정해 보는 것도 ‘잘하는 것’을 발굴하는 방법이다.


P.S 변 차장은 내년 초에 한국에 돌아온다. 일본 현지 법인에서 근무 중인 그는 회사의 ‘명’을 받고 3년 만의 귀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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