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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치(拔齒)

詩 中心

by 허니

입만 벌리면 먹고살기에 바빴던

내 이빨들 옆에서

불필요하게 붙어 있던

덧니 하나


불현듯이

이제는 헤어져야겠다는 생각과

그냥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여러 날 겹쳐

장맛비처럼 오락가락했다


결심을 세우는 것보다

그 실행을 고민하다가

이 계절을 지날 것 같아


이렇게 주저 않은 게

몇 번인지 몰라서

이러는 내가 싫어서


어제, 단호하게

수십 년 인연을 10분 만에 뽑아 내고는

약간의 공허감을 느꼈다


저녁에는

비가 내렸다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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