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둣방에서

詩 中心

by 허니

아끼면서 뜨문뜨문 신었던 구두 신으려고 꺼내어 보니 밑창이 해졌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젖을까 싶어 눈이 내리는 날에는 미끄러워 넘어질까 봐 이러저러한 구실로 모시듯이 신발장에 있었는데 아쉬웠다 살펴보지 못한 주인의 게으름을 탓하며 구둣방을 찾아 수선을 부탁했다 구두는 가끔씩 신어 주어야 한다는 구둣방 아저씨의 얘기를 듣고는 명심할 테니 이 사람을 살려내라고 당부 또 당부하고 나왔다 장맛비가 또 내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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