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내리는

詩 中心

by 허니

어제 오후에는

만년필 청소를 했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이 녀석의 검은 속을 들여다보았다

내장을 꺼내 보니

미처 분출하지 못한 까만 잉크를 몸에 품고는

날카로운 펜촉은 허공을 바라보는 듯

더 이상 사각거리며 쓰이지 않는다

만년필을 씻어주며 다짐했다

너의 그리움이 다할 때까지

같이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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