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문득

詩 中心

by 허니

나아가려면 팔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양팔은 나란하게 앞으로 뻗어 양손은 손가락을 서로 붙여야 합니다

물론 물속에서 발차기를 해야 합니다


멀리서 손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합니다

끌어온 물을 뒤로 밀어낼 때에는 손이 허벅지에 닿을 듯이 팔을 뒤로 젖혀야 합니다

물론 발차기는 쉼 없이 해야 합니다


물살을 가를 때에는 양손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물속에서 나온 손은 바로 앞으로 뻗어야 합니다

물론 발차기는 계속해야 합니다


얼굴은 물에 담근 채로 나아갑니다

물에서 나온 얼굴의 옆면은 어깨에 닿아야 합니다

물론 발차기는 잊으면 안 됩니다


제가 깜빡 잊었군요

모두 수영장에 들어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초급 인생을 살고 있어 그렇습니다

물속에는 길이 어떻게 나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 길도 되지 않는 곳이기는 합니다만

단순하다 싶은 기초적인 것들이 되지 않아

허우적거리며 힘들어하는 곳이

여기뿐은 아니겠지만

수영장에서,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당신을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사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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