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에서

詩 中心

by 허니

도토리 떨어지는 산중에서


떡갈나무 아래

나뭇잎들이 우거져 있는 숲 사이에

딴딴한 거미 한 마리

촘촘하게 줄을 치고 앉아 있다


기다림의 미학은 사치,

생존을 위해 숨을 참는다


새벽이슬이 방울져 있던 아침부터

제 그림자가 지워질 때까지

침묵하는 시간이 길다


하늘은 가을,

거미줄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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