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이 아득하다

詩 中心

by 허니

내가

일부러 잊으려 한 건 아니었지만

가을이라는 시간이 겹겹이 쌓이면서

이렇듯이 바람이 불어오면

자꾸 잊는 것 같다

너를


그날

이름을 불러 보았는데

그것이

사실 네 이름이었는지도

아득하다


내 가슴 저 아래

희미하게 흐르는 물결 위에서

그냥 이름 석 자를 건져

네게 불렀을 수도 있었겠다


이 계절이 가기 전에

나의 기억장치가

다시 작동되었으면 한다


저기 저 나무,

가지에 달려있는 나뭇잎이

지상 위에

스러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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