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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詩 中心

by 허니

겨울 숲에 무리 지어 움직이는 참새 떼처럼 생생한 언어

여백 없이 촘촘하게 얹혀 있는 단어들

물고기 비늘처럼 빛나면서도 나만 아는 기호

여름 장맛비 같이 쏟아져 들어왔던 사람들

이제는 잊힌 이름이거나 혹은 전화번호이거나 흩어져 있는 사실들

길을 만들어 헤쳐나간 듯한 비장한 기록

매일매일 나를 옮겨 놓은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았지만

꼭 그곳에만 매달려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시절

내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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