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아침부터
구름이 짙게 깔린 하늘아래
도시가 어두웠다
오랫동안 긴 어둠 속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면서
어디서부터 인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앞을 가리는 눈 꽃들이 활짝 폈다
이곳저곳에서 온통 꽃잔치를 한다
흩어지는 눈발을 보며 나지막이 네 이름을 소환한다
오후 동안
그 하얀 세상에서
구름사이로 햇살이 보이면서
지상 위의 꽃들이 사라졌다
이내 어둑어둑한 기운이 도는 서쪽에는
저물어 가는 하루 해가
우리가 있는 이 도시를
황홀하게
붉게 물들이고 있다
어제는 종일 비가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