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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기다리며

詩 中心

by 허니

꼬박꼬박

내 목숨 값으로

매월 보험료를 받아가는

보험사에서

매년 이즈음에 보내주는

내년 달력과 수첩이

아직 오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책상용 달력과 수첩에

이러저러한 내용들을 써놓고

계절의 변화와 이음들을 보면서

1년씩을 살아왔다


매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도

수첩에 옮겨놓을 것도

달력에 미리 일정표시를 해야 할 것도

많이 있는 건 사실이다


매년 이즈음에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돌아오는

새로운 1년을 준비한다


미련하게도

또다시

다짐하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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