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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Jan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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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中心

우리는 이미 통성명을 해서 서로 이름을 알고 있다

언제 이곳에 왔는지 분명하게 기억한다

다만 그가 모를 뿐이다


우리는 모두 고향이 어딘지는 알고 있다

어디에서 있다가 왔는지도 알고 있다

다만 그가 모를 뿐이다


우리는 사연이 제 각각이라 할 말이 많다

그러나 침묵하며 잠잠한 시간을 살고 있다

다만 그가 모를 뿐이다


우리는 움직일 수 없는 처지란 걸 알고 있다

바깥세상에 나가 찬란하게 사는 삶을 꿈꾸는 게 매일(每日)의 일이다

다만 그가 모를 뿐이다


무엇일까?

단서가 될만한 것은 당신에게도 있다

다만 잊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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