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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리의 겨울나무

詩 中心

by 허니

충청도 금산 용지리,

지난 계절에 있던 미루나무는

겨울바람이 지나는 산에서 혼자 지낸다

제 몸에서 떨어져 나간 이파리들이

흔적도 없이 흩어진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잠이 들면

슬며시 허리를 굽히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한다

곧추세운 허리에 잔 주름이 잡혀있는 게 그렇다

신산(辛酸)한 시간을 땅에다 묻고 숨을 쉬는 자연체가

겨울 하늘 아래 풍경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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