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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Mar 31. 2024

수난

    습식 사우나, 문을 여는 순간에 뿌옇게 수증기가 일시에 몸을 엄습하는 그 느낌이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아늑함으로 바뀔 때까지 하늘에 오르는 수증기가 이런 것일까 하는 몽상가적인 생각은 잠깐이다 이내 땀을 흘리면서 이곳에서 탈출해야겠다는 이들과 버텨보자는 그룹으로 나뉘는 이분법적인 세계가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진영을 가른다 나는 어디에 있어야 하나 망설이다가 혹여나 마늘이라도 있을까 싶어 어둠의 세상을 두리번거리며 수천 년 전 웅녀를 생각해 봤다 이런 수난은 내가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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