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휴(休)

詩 中心

by 허니

오후,


미루나무 허리에 붙어 있는 매미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숨을 고르고 있는 것인지


나무 위에 걸려 있는 구름은

이리저리 풀어져 있다

푸른 광장에 누워 있는 것인지


뿌려지는 햇살은

싱겁게 늘어져 있다

방향을 잃고 흩어져 있는 것인지


아침에 보았던 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어디에 있는 것인지


여름 나무

그 많은 이파리도

움직이지 않는다


바람조차

휴(休)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름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