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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Jul 29. 2024

바람

詩 中心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 대는 오후,

거실 창문을 양쪽으로 열었다

바람은 들어오는 자리를 넓혀 달라고 창문을 두드린다

몇몇 실내의 식물들의 잎새들이 온몸을 떨고 있다

내 머리카락도 바람 따라나서겠다고 한다

눈썹마저도 꿈틀거린다


바람을 보겠다고 창문을 닫았다

어떤 것도 흔들림이 없었다

내 마음은 흔들렸다

무엇이 있었던 것일까

분명 실체가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하릴없이 라디오를 켰다

강한 바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아주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현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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