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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詩 中心

by 허니

장맛비가 머뭇거리는 오후는 여유가 있어 보이고

개천물도 제법 차올랐다

개천 옆 버드나무는 길게 자란 제 머릿결을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자랑하듯 날려본다

버드나무의 수다스러운 말들이

물 위에 흩어져 흘러가고

사이사이에

개천 위아래를 분주하게 오가는

오리들이 말을 보탠다

희미한 햇볕은 느릿하게 한낮을 관통하고

나는 여름을 직관(直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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