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

詩 中心

by 허니

산사(山寺)

처마 끝에

고드름이 줄지어 있다


풍경소리에

잠도 들고 잠도 깨는

영겁(永劫)의 시간을 용하게도 잘 견뎌낸다


지상(地上)으로 꽂히는 표징(表徵)은 단단하며

게으른 내 본성을 향하듯이

그 끝이 날카롭다


나른한 오후

한 겨울 혹한(酷寒)에

땀을 흘리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이

가지런하다


강건한 수행자를 닮아가듯

그들은 지금

동안거(冬安居) 중이다


사륵사륵

나뭇가지 위에 눈이 내린다

처마 위에도 눈이 거듭해서 내린다

벌써

해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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