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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Oct 30. 2022

충격입니다

지금도 충격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국해서 어제 처음으로 밖에서 1박을 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캠핑이 대세라는데 가기 전 캠핑도구는 모두 처분해 없습니다. 캠핑장에서 맞이하는 새벽을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이제는 텐트를 치고 걷고 엄청나게 많고 무거운 짐을 챙기고 옮기는 일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캠핑장의 아침 공기를 마시는 것은 꼭 텐트 옆이 아니어도 됩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캠핑장이 있고 카라반도 있습니다.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첨제이고 주말에는 당첨이 워낙 힘들다고 해서 기대 안 했는데 좋아하는 10월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귀국 후 가족들과 처음 가보는 여행이고 부푼 마음을 가지고 빗방울이 쏟아지는 가운데 도착한 캠핑장 소개는 다음번에 하겠습니다. 국민 애도기간이라 이 글도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오후에 도착한 카라반에서 우리 가족은 놀랐습니다. 주위 카라반들에 핼러윈 장식이 되어있고 또 열심히 장식 중이었습니다. 아래 오토캠핑장에도 텐트 집에 예쁜 장식들이 가득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호박바구니를 가지고 뛰어다닙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있는 우리 테이블에 핼러윈이라며 호박 사탕과 젤리를 놓아두고 갑니다. 우리는 준비한 것이 없어 미안했는데 남편과 나, 아이들도 달라진 핼러윈데이 문화에 충격이었습니다. 단풍이 예쁠 거라 여겼던 10월 캠핑장은 단풍보다 핼러윈 장식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믿지 못할 소식을 접했습니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믿기 싫은 소식에 멍하니 있는데 눈앞에 어젯밤 받은 호박 사탕과 젤리가 보입니다. 저 또한 달라진 문화에 충격이 다하면서 예쁘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가 있던 중국에서도 희생자 중 중국 유학생 4명이 있어 바이두에 대서특필되고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일이라 더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젊은 꽃들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들의 치유를 기원합니다.






한국 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들의 카톡방에 올라온 ‘이윤미 님’ 글 공유합니다.




이태원 뉴스를 보고도 믿기지 않고 충격적이어서 참담한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드네요. 아마 페친분들도 그러실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마음이 들지만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1) 뉴스 댓글에 보면 사망자를 모욕하거나 조롱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원인을 할로윈 파티에 간 사망자에게서 찾는 내용이나 기사 제목도 있고, 현장 상황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비난을 유도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이런 기사는 절대 클릭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댓글에는 대댓글을 달지 마시고 조용히 신고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내용들은 유가족과 사건 당시 근처에 있었던 생존자들에게 끔찍한 2차 가해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됩니다.




2) 혹시 지금 상황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당분간은 뉴스와 거리를 두시는 게 좋습니다.




3) 뉴스를 보는 분들은 작은 스마트폰으로 움직이지 않는 자세에서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좁은 시야에 몰두하면 그 내용을 나의 경험으로 가져갑니다.




4) 사망자 및 관련 사실을 자세하게 묘사하거나 옮기는 포스팅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슬픔을 나누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당사자와 유가족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다른 사람들에게 촉발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5) 현재 이루어져야 하는 대책에 대한 제안이나 안타까운 마음을 나눠주시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혐오나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정정해 달라는 요청을 언론사에 해 주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6) 언론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자극적인 화면과 보도를 하기 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사고가 수습될 수 있는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생산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기사 하나로 유가족들과 생존자와 우리 공동체의 정서가 요동칩니다. 세월호를 경험했는데 이젠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적 참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일 때 그보다 몇 백배 큰 사랑의 힘 연대의 힘이 필요합니다. 사랑과 연대가 트라우마를 건너는 가장 안전하고 강력한 자원입니다.




7) 지금 심리적으로 많이 힘드신 분들은 아래의 싸이트에 들어가시면 안정화 기법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안정화 기법 | 국가트라우마센터 (nct.go.kr)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카드뉴스 전문)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 홈페이지 (ktlink.co.kr)



#스마일센터


스마일센터 :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기관 (resmil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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