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출퇴근길 단풍이 떨어지는 길을 지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번 사고처럼 준비없는 이별을 맞는 일이 나에게도 있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준비 없이 떠날 수도 있고, 내가 준비 없이 떠난 이를 배웅해야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가을은 아름다운 색의 패션쇼를 마치고 잎들을 차곡차곡 떨어뜨리며 자신이 이제 간다는 것을 알려주고 우리가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준비 없이 이별을 맞이하는 것은 남겨진 자에게 참으로 힘든 일이다.
떠날 것을 대비해 미리 준비한다는 것이 쉽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지만 그래도 이번 주는 계속 그러한 상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준비 없이 떠나게 된다면 나는 지인들을 맞이할 사진으로 행복한 기분으로 찍은 이런 사진이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러함에도 나는 지금 이 순간 살고 있으니 지금 이 계절을 만끽하고 사진을 찍어 이곳에 짧은 단상과 함께 남겨본다. 어찌 보면 기록 중독자 같기도 한데그래도 기록은 남고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의 기록을 보며 미소 지을 것이다. 이 또한 준비 없는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