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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Nov 08. 2022

시간이 멈춰진 나의 새벽

시간이 멈춰진 파리의 고서점

가끔 시간이 멈췄으면 한다.

지금 이순간 시계가 잠시 멈췄다가 몇시간 지나고 다시 작동되었으면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좋아서..


지난 금요일 점심시간 산책길에 떨어진 많은 잎들 중 본래의 색이 남아있는 잎을 주워 돌돌탑위에 놓고 작은 돌맹이를 얹었다.

돌탑위에 가을을 쌓았다.

그리고 오후에 아이들에게 이사진을 보여주며 집에 가는길에 이 가을잎들이 그대로 있는지 확인하고 가보라고 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산책길 돌탑위 가을이 그대로 있는지 가보았다. 잎의 색은 변했고 말라있었지만 내가 쌓은 가을은 그대로 있었다.

한참을 보고 있으니 어느새 여학생 두 명이 옆에 와있다. 금요일에 확인하러 못와서 이제야 왔다고..

그것을 잊지않고 보러오는 여학생들의 마음이 이쁘다. 그러면 된거다.



확인해야할 서류들을 에코백에 넣어와놓고 나는 그것을 꺼내는 대신 읽던 책의 페이지를 펼친다.

'시간이 멈춰진 파리의 고서점'


빨리 읽지 않아도 되고,

빨리 읽고 싶지 않다.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그 때 나는 파리의 고서점에서 책장을 넘기는 듯해서 시간이 멈추었으면 한다.

지난달 제주의 독립서점에서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물로 사왔다는 지인의 마음에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와 사려니숲길도 떠올려본다.


언젠가 책의 끝페이지를 덮게 될 때 연필로 줄그은 문장들은 이곳에 남겨보아야겠다.

시간이 멈춰진 나의 새벽,

30분의 시간여행으로

오늘을 살아갈 에너지를 충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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