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인도사 Jul 29. 2021

무인도 생활기 연재_뉴칼레도니아1

그렇고 그런 세계

##ᅠ어느 별을 지나고 있나요 누굴 만나러 가는 길인가요

낙타의 땅이 아니라면, 펭귄의 대륙도 아니라면

이 비행기는 곧 추락하여 바다로 헤엄쳐갈 겁니다

그러면 고래를 타고 인도양을 지나 코끼리로 만납시다

긴 코를 맞데고 남쪽 바다를 유영하는 긴 꿈을 꿉시다 



# 그렇고 그런 세계 


ᅠ파도는 거품을 탄생시키고 거품은 태양을 가두고 그게 자글자글 터지며 비로 내리고 깊은 물아래 세상으로 떨어지며 푸르게 강으로 정글로 스며들고 그래서 열대는 바다 안에 있으며 바다는 열대 속이니 그 속에서 코끼리도 나오고 고래도 나오는 것이다. 아마존에 고래뼈가 있다고 이상할 것도 아니고 재가 뜨거워 화산에 입을 벌린 조개가 있다거나 바다에서 도마뱀의 꼬리가 떠올랐다고 놀랄 일이 아니란 것이다.

ᅠ비가 내리는 오후는 바다가 떠오르는 오후이기도 해서 뒤집히고 뒤집히다 속을 알 수 없는 심연으로 휩쓸리는 주말. 빌딩숲에서 흘러나온 나는 물 속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정글도를 허리에 차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악어입에 대한 긴장감으로 늪을 지나기도 하고 갑자기 튀어 오르는 다랑어때를 지나 황망한 사막으로 간다. 설산을 지나 도달하는 사막의 끝엔 다시 도시가 있고 한 빌딩의 방으로 들어간다. 굳게 잠긴 방의 문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      

ᅠ바다는 그렇게 오갈길 없는 이들의 순례길이 되고 망망한 바다에서 가끔 배들이 경적을 울리는 것은 순례자인 그들을 피하기 위해서다.ᅠ순례자들은ᅠ먼 길을 가다 나처럼 무인도에서 이따금씩 쉴뿐이다. 밤마다 주말마다 비가오는 날마다 헐벗은 발들이 들리기에 나는 이곳에 마냥 편히 그리고 오래 있을 수 없다.ᅠ애초에 인간이 혼자였다면 울지 않았을까.ᅠ도시엔 그렇게 문이 잠긴 방이 수두룩이다. 



[윤승철]

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곳들을 찾아다닌다.

키르키스스탄 대초원이나 사막, 아마존, 남극 같은 곳. 그리고 무인도까지.

대한민국 실크로드 탐험대 청년탐사대장으로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을 모두 횡단했고, 히말라야에 올랐으며

세계 최연소로 사막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대한민국인재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환경부장관상과 헌혈유공표창, 서울특별시장상, 경희대총장상, 박영석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무인도로 떠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무인도섬테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섬과 쓰레기가 많은 섬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섬마을봉사연합] 봉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시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달리는 청춘의 시](문광부우수도서), [여행이 좋아서 청춘이 빛나서](공저), [마음을 만지는 만지도], [실크로드 길 위에서 길을 열다](공저) 등이 있다.

현재는 무인도체험 및 생태 프로그램 운영과 기관 및 방송 자문, 섬봉사단체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무인도섬테마연구소 : www.islandlab.co.kr

**섬마을봉사연합 : www.with-ivu.com

***유튜브 채널 : 무인도사

작가의 이전글 무인도 생활기 연재_미크로네시아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